[프로야구]"아그들아, 프로가 역시 맵지?"…신인들 수난

  • 입력 2001년 3월 13일 18시 27분


위로부터 이정호(삼성) 정대현(SK) 김주철(해태)
위로부터 이정호(삼성) 정대현(SK) 김주철(해태)
‘루키(rookie)’란 말은 ‘새로 군에 입대한 신병’을 뜻한다.

모든 게 낯설고 어려운 신병때는 솔직히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고 뭐가 뭔지 구분하기조차 힘든 시기.

스포츠의 ‘풋내기’들도 마찬가지다. 관중들이 들어찬 운동장에 나서면 절로 다리가 후들후들거리게 마련. 해태의 서정환 2군감독은 “10년을 넘게 선수생활을 했어도 매년 개막전이면 너무 흥분이 돼 관중조차 안 보였다. 첫 경기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하물며 신인이야 말할 것도 없다.

13일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선 공식경기 데뷔전을 치른 루키들이 한결같이 프로의 호된 맛을 봤다.

역대 고졸 최고액인 5억3000만원을 받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정호는 대구 SK전에서 5회 중간계투로 등판해 1과 3분의2이닝 동안 SK 이진영에게 맞은 2점홈런을 포함, 3안타와 3볼넷으로 무려 5실점하는 수난을 당했다. 직구 최고시속은 147㎞까지 나왔지만 흔들리는 컨트롤로 프로타자들을 상대하긴 무리.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유일한 아마추어 투수로 미국 타자들을 농락했던 SK ‘잠수함’ 정대현도 선발로 나가 2와 3분의1이닝 동안 6안타의 뭇매를 맞고 6실점(5자책).

해태의 ‘새끼 호랑이’ 김주철 역시 4이닝 동안 8안타 3실점해 프로와 아마의 벽을 절감했다. 이날 등판한 신인 3명의 계약금과 연봉 액수를 합하면 무려 11억2000만원. 하지만 이들은 10년동안 써먹을 유망주들이기 때문에 이날의 ‘쓴맛’은 앞으로 보약이 될지 모를 일이다.

반면 프로 12년차의 베테랑인 삼성 이강철은 선발 4이닝 동안 삼진을 6개나 잡아내며 무안타 1실점(비자책)해 좋은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한뒤 1승4패 평균자책 7.30으로 자존심을 구긴 이강철은 올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날 3경기에서 롯데는 LG를 2―1로, 삼성은 SK를 12―6으로 눌렀다. 해태는 4―7로 뒤진 9회말 4점을 뽑아 8―7로 한화에 대역전승을 거뒀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광 주▼

 123456789합계
한화1200000317
해태0000031048

△ 승리투수=오봉옥 △패전투수=허진석 △홈런=정성훈(6회·1점) 장일현(9회·1점·이상 해태) 임주택(8회·3점·한화)

▼대 구▼

 123456789합계
S K 0001230006
삼성11420202X12

△승리투수=노장진 △패전투수=정대현 △홈런=이진영(5회·2점·SK)

▼마 산▼

 123456789합계
L G 0000000101
롯데00002000X2

△승리투수=가득염 △패전투수=차명석 △세이브=강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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