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돈 2차공판]940억 누가 전달했나

입력 2001-03-06 18:40수정 2009-09-21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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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의원은 6일 열린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사건 2차 공판에서 “검찰이 안기부 돈이라고 주장하는 940억원은 당시 집권당이던 신한국당을 도와준 분들이 준 정지자금이며 안기부에서 받은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강의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장해창·張海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자신이 15대 총선 직전 후보자 200여명에게 나누어 전달한 940억원의 출처를 추궁하는 검찰 측 신문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강의원은 “당시 집권당 사무총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총선을 이끌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당을 도와주었으나 도와주신 ‘그분들’을 밝히는 것은 도리가 아니므로 밝힐 수 없다”며 더 이상은 함구했다.

그러나 함께 출정한 김기섭(金己燮) 전 안기부운영차장은 “15대총선 전 안기부 자금에서 1억원권 수표 940장을 인출해 신한국당측에 전달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으며 계좌추적결과 김전차장이 전달한 수표와 강의원이 입금한 수표는 똑같은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이에 따라 4월3일 열리는 3차 공판에서는 강의원이 당을 도와주었다고 주장한 ‘그분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경위로 그 돈이 김전차장에게서 제3자를 거쳐 강의원에게 전달됐는지가 초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강의원은 “김전차장은 물론 안기부의 누구도 만나거나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김전차장도 “신한국당측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등 구체적인 경위는 밝힐 수 없다”고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한편 김전차장은 돈이 모두 안기부 예산이냐는 검찰의 신문에 “검찰 조사때 그렇게 진술했지만 일부에서는 이자는 예산이 아니라고 해 정확히 말하면 안기부 관리자금”이라며 “기업자금이나 대선잔금 등 (예산과 이자가 아닌) 다른 자금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강의원은 신문 초반 자신만만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검찰이 총선 직전 개설된 경남종금 차명계좌가 오직 940억원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증거를 들이대자 “그 돈의 운영내용이 노출되지 않도록 은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시인한 뒤 다소 흔들렸다.

검찰은 여세를 몰아 “940억원을 누구에게서 받았느냐”며 정면 공격을 폈으나 강의원과 변호인단은 끝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신석호·이정은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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