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이자 액션이며 코미디인 이 정체불명의 영화는 지난주 2,030만 달러를 벌어들여 스타의 몸값이 괜히 비싼 게 아님을 증명해주었다. 줄리아 로버츠와 브래드 피트가 이 영화 출연료로 챙겨간 몸값은 무려 4,000만 달러.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이 만큼의 흥행 성공을 거둔 건 순전히 두 스타 배우의 인기 덕분임이 분명하다.
이 영화 외에도 데이비드 아퀘트와 마이클 클락 던컨이 공연한 <씨 스포트 런>(See Spot Run) 역시 믿음직한 데뷔전을 치렀다. <씨 스포트 런>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FBI 마약 탐지에 사용되는 사나운 강아지들. 어른이 보기엔 조금 유치할 이 영화에 대해 평단의 반응은 냉혹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씨 스포트 런>은 1천 만 달러의 저 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1,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여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 관계자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그 뒤를 이어 <한니발>이 두 계단 하락해 전미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한니발>의 지난 주말 스코어는 약 1,010만 달러, 흥행 누계는 약 1억4,280만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위세는 많이 누그러졌지만 <한니발>은 여태껏 충분히 남는 장사를 한 셈.
2주전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지켰던 크리스 록 주연의 황당한 코미디 <다운 투 어스>는 <한니발>과 함께 동반 하락을 기록했다. 이 영화는 주말 800만 달러의 수입을 거둬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안 감독의 독특한 무협영화 <와호장룡>이 굳건히 지켰다. <와호장룡>은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며 '강호의 고수'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중. 지난 주말 490만 달러의 수익을 추가한 이 영화는 현재까지 8,870만 달러의 총 흥행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트래픽>과 <초콜렛>도 순위 변동이 별로 없었다. 주말 450만 달러의 수익을 추가한 <트래픽>은 박스오피스 순위 6위에 랭크되었으며, 420만 달러의 수익을 추가한 <초콜렛>은 박스오피스 순위 7위에 랭크됐다. 월트 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리세스>는 39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
개봉 첫 주 4위로 데뷔했던 케빈 코스트너와 커트 러셀 주연의 <3,000마일 투 그레이스랜드>는 310만 달러의 수익을 추가해 박스오피스 순위 9위를 기록했으며, 키아누 리브스와 샤를리즈 셰론이 <데블스 에드버킷> 이후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 <달콤한 11월>은 그 뒤를 바짝 추격해 10위를 차지했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