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컴퓨터 경기 4/4분기에나 회복될 것"-교보증권

  • 입력 2001년 3월 2일 10시 30분


미국의 산업기기 신규주문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왔지만 아직 컴퓨터 수요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7일(미국 현지시각)에 미국 1월 내구재 신규주문량이 발표됐다. 전체 내구재 주문량은 월가의 예측치(-3.0%)를 크게 밑도는 -6.0%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를 포함하고 있는 산업기기 신규주문은 전월대비 5.7%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그러나 교보는 2일 "이 수치를 토대로 컴퓨터 수요가 증가방향으로 반전했다거나 컴퓨터 산업경기의 회복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을 쉽사리 내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컴퓨터부문이 산업기기 주문량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정도로 이를 토대로 컴퓨터경기의 동향을 가늠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교보는 "그러나 올 신규주문의 큰 폭의 증가는 1월 신규주택착공건수의 급증으로 인한 건설관련 기기의 주문량의 증가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보는 또한 "대부분의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재고를 줄이고자 큰 폭의 가격인하를 단행한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재고조정과정으로 파악해야지 가격메리트로 인한 수요의 촉발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컴퓨터 산업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수요둔화에 따른 재고 증가다. 이창수 애널리스트는 "컴퓨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 증가는 컴퓨터 제조업체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ARS사에 따르면 11월말 컴퓨터산업 평균 재고수준은 6.1주치로 집계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급격한 수요둔화로 인해 재고수준은 이보다 훨씬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2/4분기말에나 가서야 적정재고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컴퓨터 경기의 회복은 3/4분기말이나 4/4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대부분의 컴퓨터 업체의 주가는 1월 상승후 조정을 받고 있다.

교보는 "미국 컴퓨터 관련업체들의 주가하락이 지속된다면 국내 컴퓨터주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과거의 낙폭과대로 인해 횡보장세의 가능성이 더 크므로 '보유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양영권<동아닷컴 기자>zer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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