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 개척 농민의 마을, 그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높은 언덕 위에 전설의 영웅 드래곤 마스터 다인의 무덤이 있다. 불어오는 바람에 붉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면서 눈 아래에 펼쳐진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한 사람의 소년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아레스.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년은 어릴 적부터 다인을 동경하고, 언젠가 자신도 다인과 같은 모험을 하고 말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아레스는 마을 근처의 고대 유적이 수몰된 아름다운 샘에서, 다가올 축제의 날을 위해 노래 연습을 하고 있는 소꿉친구 루나를 찾는다. 그녀의 노래에 맞춰 오카리 연주를 하는 아레스.
그 때, 백룡의 동굴이 있는 산줄기에서 눈사태와 함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듣는다. 촌장의 아들 라무스로부터 백룡의 동굴 모험에 대해 들은 아레스는, 타고난 모험심이 용솟음 치는 것을 느낀다. 결국 아레스는 루나,라무스, 그리고 어렸을 적부터 같이 자란 날개 달린 고양이 나루와 함께 백룡의 동굴로 향하는데….
일본식 RPG의 모범답안
게임은 아레스와 루나, 라무스, 그리고 나루가 함께 적들과 맞서 싸우면서 진행된다. 공격 형태는 전형적인 턴 방식이다. 공격 시에 AI(인공지능) 공격 모드가 있지만, 이 공격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약한 적에게도 스펠을 사용하는 등의 실수를 저질러 MP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 밖의 사항은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RPG를 한 번만이라도 해 보았던 게이머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전형적인 일본식 RPG다.
수많은 게이머들이 명작이라고 인정했던 게임이니 만큼, RPG를 처음 해 보는 게이머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분명 RPG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거 게임이야? 애니메이션이야?
오랫동안 기다렸던 게임 아츠의 「루나 실버 스토리」가 마침내 한글화되어 PC용으로 나왔다. 휘황찬란한 그래픽이 주류를 이루는 요즘 게임에 비해서 다소 그래픽이 단순하고, 3D기술 또한 사용하지 않았지만 명작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한글화되면서 게임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목소리 또한 우리말로 깔끔하게 더빙되었다. 이 게임의 주제는 사랑이다. 게임의 스토리 라인만큼은 「파이널 판타지 VIII」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탄탄하다. 또 게임 진행 중에 나오는 동영상은 게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해준다. 애니메이션과 사운드는 게이머 자신이 장편의 만화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게임이라기보다 한편의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10년을 기다린 명작
「루나」 시리즈는 1991년 메가드라이브용으로 일본에서 처음 발매되었다. 이후 1996년 세가 새턴 버전으로, 또 1997년에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도 출시될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이 게임은 연출이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고, 스토리도 조용하게 흘러가지만 상당수의 팬을 확보한 작품이다.
「루나 실버 스타 스토리」는 「루나 이터널 블루」로 이어지는데, 일반적으로 루나 1, 루나 2라고 불리고 있다. 이 중에서 루나 1, 즉 「루나 실버 스타 스토리」가 한글화 돼 PC용으로 출시된 것이다. 제품은 모두 2장의 CD(1장은 게임, 나머지 1장은 동영상 등)로 되어 있으며, 상당한 양의 MPG 동영상이 포함돼 있다.
<게임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