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꼬마 독재자

  • 입력 2001년 2월 23일 18시 48분


‘대통령을 몰아내자’고 학교에서 외치면 어디선가 나타난 사람들이 팔을 나꿔채 끌고 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보다 얼마 전에는 ‘나라의 기본되는 헌법을 제대로 고치자’고 주장만 해도 감방에 들어가야 했다.

‘잘못된 선거를 다시 하자’며 대통령 계신 곳 앞으로 몰려간 사람들이 총에 맞아 쓰러져간 적도 있었고,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이집 저집 숨어다녀야 목숨을 지킬 수 있던 때도 있었다.

정치를 잘 하니, 못하니 말도 많지만 이제는 옛날같진 않다. 누구나 말하고 싶은 바를 말하고, 다스리는 이를 투표로 갈아치울 수도 있다. 누가 이런 권리를 그냥 주었을까? 아니다. 사람들이 정의를 외치고 잘못에 힘으로 저항해 얻어낸 거다. 그런 만큼 남에게 미루지 말고 나 자신이 소중히 지켜야 하는 거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참뜻을 일깨워주는 동화 8편을 가려 실었다. 작고 힘없는 송사리들이 힘을 합쳐 힘센 쏘가리의 횡포를 막아낸다는 ‘얼음 속에서’, 주먹의 힘으로 여러 아이들을 끄나풀로 부리던 꼬마 두목이 아이들의 깨우침으로 힘을 잃는다는 ‘꼬마 독재자’ 등 갖가지 이야기가 ‘정의’와 ‘양심’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엮은 ‘주제별 동화선집’ 첫권인 ‘민주주의의 참뜻’ 편으로 나온 책이다. 이 연구회는 이 책을 포함해 주체적 역사관을 다룬 ‘원숭이 꽃신’, 평화통일을 다룬 ‘살꽃 이야기’ 등 열 권을 펴냈다. 초등학교 고학년용.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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