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일본 신용등급하향불구 시장반응 냉담

  • 입력 2001년 2월 23일 16시 25분


스탠다드 앤 푸어스사(S&P)가 26년만에 최초로 일본의 장기외화표시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했음에도 불구하고 23일 도쿄의 채권, 주식, 외환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도쿄 채권시장에서 거래된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전날과 비슷한 1.45%내외를 오가며 뚜렷한 변동폭을 기록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S&P가 등급을 낮췄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경제를 '안정적'으로 본 사실에 주목하며 지난 해 피치IBCA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당시 국채매물이 쏟아져 나왔으나 곧 재매입세가 활발해져 안정을 찾은 경우를 사례로 들어 등급하향에 따른 여파가 제한 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주식시장 역시 등급하향을 호재로 받아들이며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닛케이225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72.64엔(1.32%) 오른 13246엔에 장을 마감해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은 S&P의 신용등급하향이 일본정부로 하여금 지지부진한 금융구조개혁에 가속도를 붙이고 은행의 부실채권처리에도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으로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또한 엔화약세전망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도 뛰었다.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금융주인 미즈호가 5.05%상승했고 산와은행과 도쿄 미쓰비시은행도 큰 폭으로 올랐다.

수출이 많은 TDK도 5.44%상승했고 소니도 큰 폭으로 올랐다.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전일 뉴욕시장에서 한때 엔화가 117엔대까지 상승하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장 출발과 함께 강세를 보이며 116엔대 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3월 회계결산을 앞두고 엔화수요가 버티고 있어 엔화의 급락세는 없었지만 결산이 끝나는 다음달 이후부터 본격적인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증권의 외환전략가인 길레르모 에스테바네스는 "신용등급하향이 엔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엔화약세가 전망된다"며 "달러/엔환율이 5월까지 125엔대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환율은 오후 4시10분 현재 전일 뉴욕종가보다 0.28엔 하락한 116.75∼116.80엔 사이에서 호가되고 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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