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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18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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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설계 엔지니어로 노텔에 입사해 97년 10월 CEO직에 오른 로스 사장은 생산담당 부사장, 북미 영업담당 사장 등을 역임하며 10Gbps 광통신 시스템과 무선 인터넷 장비 개발, 19개 생산공장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 베이 네트웍스 등 15개 첨단기업의 인수합병 등을 진두지휘했다.
로스 사장이 CEO에 취임하자마자 전 직원에게 “인터넷이 곧 전화처럼 사용될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90도 회전(right―angle turn)’이라는 자신의 경영비전을 밝힌 일은 지금도 전세계 첨단업계에서 전설같은 이야기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지난해말 시스코 시스템스의 존 챔버스 회장,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등과 함께 미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첨단기업 10대 CEO’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한 로스 사장의 경영 철학을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오늘의 노텔 네트웍스가 있게 한 당신의 경영 철학이 무엇인지 말해달라.
“몇년전 인터넷이 의사소통의 본질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노텔도 변해야 한다고 믿었다. 나는 ‘90도 회전’이라는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전 직원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을 요구했다. 인터넷이 가져다주는 엄청난 기회와 도전에 공격적으로 대응해달라는 요구였다. 경영방식도 완전히 바꾸었다. 5년단위로 경영전략을 짜던 것을 6개월로 줄였다. 6개월 단위로 계획을 하고 예산을 짜고 매출목표를 세웠다. 경쟁력의 핵심이 신속한 의사결정과 행동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앞으로 어떤 비전으로 회사를 이끌 생각인가.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해 빠르고, 안전하고, 믿을 수 있고, 안정된 고성능 인터넷을 만들 것이다. 기업들은 노텔의 네트워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기업활동의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다.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정보가 유출되거나 사라질까 염려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한국통신 SK텔레콤 두루넷 등 한국은 물론 전세계의 기업 고객들과 함께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경제의 둔화 등 전세계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올해 북미 경제는 분명 작년과 같은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고 우리는 이에 따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우리는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 우리의 역량과 에너지를 여기에 집중시킬 것이다. 우리는 세계 인구의 50%가 살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이 지역은 새로운 밀레니엄의 경제성장의 엔진이 될 것이다. 특히 통신시장의 성장성이 무한해 이 지역의 고객기반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펼칠 생각이다.”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은….
“우리는 한국을 전략적인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사업성이 매우 밝은 곳이다. 한국은 ‘기술에 대한 투자가 곧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전 국민의 40%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한국은 특히 무선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아시아 지역을 주도하고 있다. 안정된 차세대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한국의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한국에도 세계 일류 기업이 되기 위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많다. 어떤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보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가장 중시하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일방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제시해서는 안된다. 고객 수요의 흐름을 잘 파악해 특정 고객의 특정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부가가치 서비스와 응용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텔의 조직은 상품 위주로 짜여 있었다. 상품의 수명이 몇 년씩 될 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상품의 수명이 짧아진 환경에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다. 그래서 노텔은 고객과 시장 위주로 조직을 바꾸었다. 우리는 고객을 생각해 결정을 내리고 상품을 만들고 기술개발 방향을 정한다. 고객에게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면 잘못될 이유가 없다.”
<브램턴〓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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