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대정부질문 '만델라식 해법' 이색논란

  • 입력 2001년 2월 9일 17시 41분


9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과 '만델라식 해법'을 둘러싸고 이색 논란을 벌였다.

먼저 강재섭(姜在涉·한나라당)의원이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은 지독한 인종차별 속에 많은 세월을 옥중에서 보냈지만 보복 대신 화해의 나라를 만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러나 한국에서는 선거에 이긴 쪽이 '총풍(銃風) 세풍(稅風)'으로 진 쪽을 뒤흔들고 96년의 국회의원 선거자금을 갖고 야당정치인의 계좌를 뒤지는 등 대통령의 '현미경 정치' '보복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 고 말했다.

손태인(孫泰仁·한나라당)의원도 "김대통령은 오랜 투옥생활과 대통령당선, 그리고 노벨상수상에 이르기까지 많은 점에서 만델라를 닮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만델라는 화해와 포용으로 남아공을 하나로 뭉쳐냈지만, 김대통령은 보복과 증오로 나라를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충조(金忠兆·민주당)의원은 "만델라가 주창한 용서와 화해는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여 다시는 악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한 다음 죄를 사면하자는 것"이라며 "국가적 범죄혐의가 분명히 드러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실을 은폐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따라서 안기부 국가예산 횡령사건과 같은 국기문란사건은 조속히 진실을 규명하고 과거정권의 적폐를 일소해 정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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