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health]식중독 "물로 보지마!"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45분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심각한 식중독 사례가 여러번 발생했다. 식량 생산 방법, 사람들의 식습관, 인구의 연령분포, 음식에 기생하는 세균 등이 모두 변화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식중독 발생사례는 당국에 신고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식중독이 증가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모두들 살모넬라균이 식중독의 주범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지난 20년 동안 골치 아픈 원인균들이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넓은 지역에 걸쳐 심각한 식중독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는 최근 한 연구에서 당국에 보고되는 식중독 사례가 전체의 5%도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센터는 매년 미국에서 음식과 관련된 질병에 걸리는 사람이 7600만명,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이 32만3914명, 사망자가 5194명이라고 추정했다.

센터의 로버트 톡스 박사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새로 발견된 식중독 원인균은 최소 12개 정도이며 이 가운데에는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O―157균 리스테리아균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성인에게도 치명적이며 유산을 일으킬 수도 있는 리스테리아균은 냉장고에 보관된 음식까지 오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새로 발견되는 세균들 때문에 살모넬라균은 이제 ‘사소한 원인균’으로 전락했다는 게 톡스 박사의 설명이다.

새로 발견된 세균들 중 일부는 단순히 소화기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관절염, 자가면역질환, 뇌기능 장애, 뇌막염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양계장에서 항생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이에 대한 저항력을 갖춘 세균들까지 등장했다. 또 최근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생야채와 생과일을 많이 먹기 시작하면서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과 다른 위생기준을 채택하고 있는 외국에서 수입되는 농산물들이 식중독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미국 내의 생산업자들이 식품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아 대규모의 식중독 사태가 발생한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식품안전 담당 기관들은 식품의 안전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검토하고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식품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해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고, 두 번째 방법은 저온살균을 실시한 주스와 유제품만을 유통시키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이온화 방사선을 이용해 식품을 살균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식품의약국과 농무부의 승인을 받았으면서도 소비자들의 반발을 두려워하는 생산업자들이 많아 채택하지 않고 있다.

(http://www.nytimes.com/2001/01/30/health/30FOOD.html)

▼식중독 예방 14계명▼

심각한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들이라고 해서 식품의 외형을 눈에 띠게 변질시키는 것은 아니다. 눈으로만 보아서는 세균에 오염된 식품을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가정에서 식품을 요리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했다.

1. 손을 자주 꼼꼼하게 씻는다. 화장실에 다녀왔을 때는 물론, 생고기를 만졌을 때에도 다른 음식을 만지기 전에 따뜻한 비눗물로 20초 동안 손을 씻고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야 한다.특히 반지 안쪽과 손톱에 신경을 쓴다.

2.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60도 이상), 차가운음식은 차갑게(4.5도 이하) 보관한다. 4.5도와60도 사이에서 세균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기때문이다.

3. 고기와 생선, 달걀 등은 요리하지 않은 것과요리한 것 모두 냉장실이나 냉동실에 보관한다.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할 때에는 음식이 식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즉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4. 모든 야채를 깨끗이 씻는다. 바나나나 오렌지처럼 껍질을 벗겨 먹는 과일도 마찬가지이다.껍질에 묻어 있는 세균이 껍질을 벗기는 과정에서 과육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5. 주스나 유제품은 반드시 저온살균된 제품만을 구입한다.

6. 고기용 도마와 야채용 도마를 따로 마련해서사용한다. 고기용 도마는 나무로 되지 않은 것이 좋으며 사용 후 즉시 뜨거운 비눗물로 씻어야 한다. 도마에 홈이 생기기 시작하면 새 것으로 바꾼다.

7. 행주와 수세미를 뜨거운 물로 자주 세탁한다. 수세미는 염소계 표백제에 담가두거나 전자레인지에서 1분 동안 고온으로 살균해야 한다.

8. 상하기 쉬운 식품, 특히 우유와 달걀은 냉장고 문이 아니라 선반 안쪽에 보관한다.

9. 달걀을 살 때 표면에 더러운 물질이 묻어 있는 것은 사지 않는다.

10. 가열하지 않는 음식에는 반드시 저온살균된달걀을 사용하고, 달걀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가열할 때는 음식 내부의 온도가 약 70도가 될 때까지 가열해야 한다.

11. 간 닭고기와 칠면조 고기를 요리할 때에는음식 내부의 온도가 74도가 되어야 하고, 뼈가 없는구이용 고기나 가슴살은 77도, 다리는 83도가 되어야 한다. 닭이나 칠면조 한 마리를 통째로 요리할 때에도 내부 온도는 83도가 되어야 한다. 온도를 알아보려면 뼈나 연골이 없는 부위에 요리용온도계를 꽂아두는 것이 좋다.

12. 돼지고기는 부위를 막론하고 72도가 될 때까지 가열한다. 그러나 이미 요리가 된 햄을 다시 데울 때에는 60도까지만 가열해도 된다.

13. 햄버거나 미트볼을 만들 때처럼 간 고기를 요리할 때에는 대장균을 죽이기 위해 내부온도가 72도가 될 때까지 가열해야 한다. 이 때 고기의 색깔만으로 온도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14. 스테이크나 구이용 고기의 경우에는 세균이 표면에만 있기 때문에 63도까지만 가열하면 된다. 그러나 칼집을 내서 연하게 만든 고기는 간 고기와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

(http://www.nytimes.com/2001/01/30/health/30BRO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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