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일산 숙박단지' 말만 앞섰다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35분


정부가 경기 고양시에 대규모 관광숙박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본보 2월1일 참조)을 발표했으나 시작부터 상당기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단지 부지는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일대 30만평으로 국토이용관리법상 농림지, 즉 절대농지로 묶여 있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농지전용허가와 함께 대체농지 마련이 필수적이지만 실제 대체농지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관광부는 농지전용과 관련된 구체적 협의를 주무부처인 농림부와 아직까지 진행하지 않은 채 서둘러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앞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만 밝혔다.

농지를 개발할 때는 선택적으로 전용부담금을 물릴 수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개발면적만큼 대체농지를 마련해야 한다.

고양시 일대에는 일산신도시 조성과 잇따른 택지개발로 농지는 물론 농지로 개발할 부지가 충분치 않은 상태이며 고양시는 관광숙박문화단지와 맞닿게 될 국제종합전시장 건립에 따른 대체농지 13만평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종합전시장 농지전용은 99년 4월부터 추진돼 지난해 9월 농림부로부터 어렵게 허가를 받았다. 고양시는 인접한 파주, 김포시, 경기 최북단인 연천군 등에까지 국제종합전시장의 대체농지를 물색했으나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13만평 부지에 따른 대체농지도 마련하지 못한 가운데 30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농지를 추가로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 자칫 내년중 착공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또 그동안 러브호텔 난립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고양시 러브호텔 및 유흥업소 난립저지 공동대책위원회’도 “중저가 대형 숙박단지라면 러브호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단지 조성에 일단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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