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색깔차' 드러내는 DJP…대북정책 이견

  • 입력 2001년 1월 31일 19시 36분


공정거래위 정책보고회가 있던 29일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DJP 정책공조 차원에서 보고회에 배석했던 자민련 이재선(李在善)정책위의장에게 “국가보안법 문제가 고민이다.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전에 무슨 행사라도 하나 하려면 이게 모두 찬양이고 보안법에 걸린다. 양당 정책위의장이 좀 의논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의장은 일단 “그게 정책위의장들 선에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지 않느냐”고 대답한 뒤 이날 오후 귀국한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에게 박수석의 얘기를 전했다. 그러나 JP의 대답은 한마디로 “시기상조”라는 것이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돌아온 JP는 김대중(金大中)정부의 ‘색깔’을 문제삼는 듯한 발언을 여러 가지 쏟아냈다.

▽대북 속도조절론〓JP는 이날 “정부가 너무 (대북접근을) 서두른다”며 현 정부가 부시 행정부의 ‘색깔’을 너무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JP는 총리 시절 일화까지 얘기하면서 은근히 ‘공화당 라인’에 취약한 현 정부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99년 5월 미국 칼라일그룹의 아시아담당 선임고문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 현 정부 인사들이 만나기를 거북해하는 바람에 한때 부시측이 서운해한 일도 있었다는 것.

JP는 이때 롯데호텔에서 부시 전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는데 당시 부시 전대통령은 “내 아들이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당신을 취임축하연에 초청하겠다”고 말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내각 색깔론〓30일 한명숙(韓明淑)여성부장관이 신임인사 차 마포 당사를 방문하자 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은 느닷없이 “한완상(韓完相)교육부총리는 전임 정부에서 통일부장관으로 좋은 평점을 못받았다. 진보적 성향에 대해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31일 당무회의에서도 “한부총리 임명을 우려하는 전화와 E메일이 쏟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JP도 사석에서 한부총리에 대해 “(사상적으로) 헷갈리는 사람”이라고 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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