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2월증시 "호재가 안보여…", 외국인 순매수 지속 장담못해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51분


2월 증시는 화끈한 걸 좋아하는 투자자들에겐 재미없는 장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시간으로 2월 1일 새벽에 알려지는 미국 금리수준 결정 이후에는 이렇다할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시야가 짧을 수밖에 없는 시황담당자들은 이같은 재료의 부재를 증시 활력의 단절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삼성증권 시황담당자인 김도현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0.5% 내리고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바람직한 상황이 벌어져도 투자자들이 ‘다 예상했던 것 아니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 주가가 장기는 물론 단기에도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다는 덜 비관적이지만 미 금리 결정이 주가에 단기적으로 반영된 이후 주요 호재들의 위력 상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온 요인인 ①작년 낙폭과대 ②미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 ③외국인의 대량순매수 중 ①과 ②는 사라지게 되고 ③만이 남아있게 되나 이것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우증권 이영원연구위원은 “후속되는 큰 호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 금리 인하 가능성인데,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위험자산을 기피 경향이 여전해 부동자금이 증시로 밀려드는 진정한 의미의 유동성장세를 낙관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목이 긴 이코노미스트나 스트래티지스트(투자전략가)들은 좋다 나쁘다는 판단은 유보하고 증시여건 변화에 주목할 것으로 권유하고 있다. 금리인하는 하루나 이틀만에 약발이 다하는 것이 아니라 증시여건 변화를 통해 주가에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투자분석팀장은 “금리인하는 경제 기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이벤트나 단발변수가 아니다”면서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국의 금융완화로의 정책 선회는 금리인하 폭을 불문하고 증시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조익재차장은 미국 금리인하는 선진국 잉여자금 증가→선진국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경향 증대→신흥시장 투자 증대로 이어지는 효과를 낳아 최근 주춤해진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순매수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금리인하의 효과가 나타나는 3·4분기까지는 경기둔화에 따른 주가하락압력도 상당해서 2·4분기까지는 증시가 다소 불안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상무는 “경기둔화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고 환율, 임금, 금리, 유가 등 비용요인이 기업에 유리해져 1·4분기 기업수익은 우려한 것 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그간의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과거의 과잉투자와 차입경영 구조에서 벗어난 점도 기업들의 경기하강에 대한 내성을 길러줬다는 설명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