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IT자격증 홍수…300종류 넘어

  • 입력 2001년 1월 28일 18시 44분


요즘 잘나간다는 정보통신(IT) 부문은 자격증 홍수시대다.

정부와 각종 단체, 기업 등이 주관하는 자격증의 수가 300개를 넘을 것으로 IT업계는 추산한다. 그런데도 새로운 자격증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해만해도 사무자동화기능사 웹디자인기능사 게임프로그래밍기능사 게임시나리오전문가 게임디자인전문가 게임그래픽스디자인전문가 멀티미디어전문가 등이 새로 생겨날 예정. 또 IT분야는 기술이 발전하고 산업구조가 바뀌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자격증의 유행이 자주 바뀐다.

▼6,7개 갖고 취업 못하는 경우도▼

이 때문에 많은 노력과 돈을 들여 딴 자격증이 아무 쓸모가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자격증을 6,7개씩 따고도 취직을 못하는 사례도 있는 것.

그렇다고 자격증이 전혀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중앙정보처리학원 배진구강사는 “자격증이 과거처럼 ‘취업보증수표’는 아니지만 IT산업에서 일하기 위한 기본요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잘만 고르면 취업이나 승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자격증을 따려는 목적 △자신의 실력 △해당 자격증의 희소가치 △자격증 취득비용 △정보통신산업의 전망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IT분야 자격증은 시행 주체에 따라 국가기술자격증 민간자격증 국제공인자격증 등으로 나뉜다.

▽국가기술자격증〓응시자격과 난이도에 따라 기술사 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기술사는 기사 등의 자격을 딴 사람이 일정기간 경력을 쌓은 뒤 도전할 수 있으며 기능사는 고등학생도 어렵지 않게 딸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워드프로세서와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은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국가기술자격증이 있으면 관련 공무원 시험을 볼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민간기업에 취업할 때 특별한 혜택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값이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유리하다.

▽민간자격증〓올해부터 국가 공인을 받은 자격증에 한해 국가기술자격과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삼성SDS의 e―test 한국전산원의 정보시스템감리사 PCT의 PC활용능력평가시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인터넷정보검색사 등 4개가 8일 처음으로 국가 공인을 받았다. 민간자격증은 일반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자격증 시험을 주관하는 기업이나 관련 기업 등에 취직할 때는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삼성그룹은 e―test 성적우수자들이 삼성 계열사에 지원했을 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국제공인자격증〓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IBM 등 IT분야 거대 기업들이 주관하는 자격증을 말한다. 국제공인자격증은 한 기업의 자격증이라도 기술분야와 난이도에 따라 자격증의 종류가 다양하다. 국제공인 자격증도 ‘취업보증수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관련 기업에 취직할 때는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시스코는 거래회사가 시스코자격증 보유자를 얼마나 고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할인혜택을 주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자격증 보유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데이콤인터네셔날 기혜경고객지원팀장은 “시스코의 CCIE(Cisco Certified Internetworking Engineer)를 따면 연봉 1억원을 쉽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CCIE와 같은 고급자격증은 취득비용이 수백만원∼수천만원에 이르며 오랜 실무경험이 필요하다.

▼시스코 CCIE 따면 억대연봉▼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박문기강사는 “국제공인자격증도 희소성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가치가 전혀 다르고 유행이 자주 바뀌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격증을 따는 요령〓자격증은 실무능력이나 경험과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데이콤인터내셔날 기팀장은 “대학생은 정보처리기사와 낮은 단계의 국제공인자격증에 도전, 중소기업 등에 취업한 뒤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고급자격증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자격증 관련 정보를 얻는데는 인터넷 웹사이트가 쓸모가 있다. 또 웹사이트에 올라온 기출문제를 잘 알아두면 웬만한 자격증 필기시험은 독학으로 통과할 수 있다. 국제공인자격증에 관한 정보는 ‘www.prometric.com’과 ‘myhome.thrunet.com/∼pazzo/certinfo/exam.html’에 많다. 국내 자격증은 영진닷컴(www.youngjin.com) 아카데미소프트(www.academysoft.co.kr) 정보문화사(www.infopub.co.kr) 등 자격증 관련서적 출판사들이 비교적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밖에 검색엔진에서 ‘IT자격증’을 검색하면 시험정보나 기출문제를 제공하는 다양한 웹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영진닷컴 김진일수험기획팀장은 “웹사이트중에는 관련 정보가 바뀌었는데도 제대로 수정하지 않는 일이 많다”면서 “웹사이트에서 얻은 정보는 시험 주관기관에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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