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 부당내부거래 子회사 低금리 지원... 수법 재벌

입력 2001-01-25 18:27수정 2009-09-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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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5개 공기업의 부당내부거래(계열사끼리 봐주기) 행태를 보면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차 조사 때보다 지원성 거래 규모가 3배나 늘었고 지원 수법도 일부 대기업과 쏙 닮았다.

▽급증하는 공기업 부당내부거래〓1차조사 때 8개 공기업의 지원성 거래 규모는 3933억원. 이번엔 5개사만 조사했는데도 규모가 9382억원에 달했다. 지원 금액도 254억원에서 696억원으로 부쩍 늘었다.

공정위가 매긴 과징금은 1차때 52억원보다 무려 8배나 되는 395억원. 한국통신의 지원성 거래 규모는 자그마치 4389억원이나 된다.

이런 규모는 지난 연말 공정위가 발표한 4대 그룹 4차 부당내부거래 조사 결과 적발된 삼성그룹 부당내부거래 규모 3311억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인건비 등 경비 더 얹어줘 자회사 ‘살리기’〓공기업들은 자회사와 수의계약(隨意契約)을 맺거나 경비를 더 많이 쓰는 편법을 통해 자회사를 ‘먹여’ 살렸다.

한통은 98∼2000년에 공중전화 유지 보수 업무를 자회사인 한국공중전화에 맡기면서 점검원들의 인건비를 시중 가격보다 높게 계산해 378억원을 더 지급했다.

또 한통 분당사옥 등 11개 사옥 관리를 자회사인 한국통신산업개발에 맡겨 35억원을 더 얹어줬다. 한통은 또 한국통신진흥에 케이블TV 전송망 유지보수 수수료를 26억원가량 더 들였다.

한전은 한전기공에 원자력발전소 정비공사를 주면서 간접 노무비를 90억원이나 더 줬다. 포철은 발전설비 위탁운영 용역계약을 맺으면서 일반관리비 등을 이중 계상해 30억원어치의 특혜성 지원을 했다.

▽재벌 닮은 부당거래 수법〓부실 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비싼 값으로 떠안아 주거나 콜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수법이 등장했다. 이는 민간기업들이 즐겨 쓰는 수법.

포철은 적자기업인 자회사 승광이 발행한 무보증 전환사채를 저리에 사 40억원어치를 지원했다.

▽공기업은 ‘솜방망이’ 처벌 논란〓지난해 12월 4대그룹 부당내부거래 조사 때 공정위는 상습적인 부당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현대중공업 삼성카드 LG상사 SK글로벌 등 4개사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공기업의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이란 카드는 꺼내지 않아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정위가 1차조사 때 지적한 사항들이 아직도 시정되지 않았고 이번엔 더 많은 지원성 거래가 이뤄진 사실을 밝혀 내고서도 고단위 처방을 내리지 않아 공기업 ‘감싸기’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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