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미 강한 달러지지로 엔/달러 급등…119엔대 마감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29분


이틀간 급락세를 보이며 117엔 대까지 떨어졌던 엔/달러환율이 미국의 강한 달러 유지 방침으로 급등세로 돌아섰다.

1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전일 종가 보다 1.81엔 상승한 119.14엔에 장을 마감하며 99년 7월이후 최고치(종가기준)를 경신했다.

이날 엔/달러환율은 오전 한때 120엔 선을 위협했으나 오후 들어 도쿄증시에서 엔화를 매입해 자사주를 사들이려는 일본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오름세가 둔화됐다.

전일 116.90엔까지 하락하며 반전을 시도했던 엔/달러환율은 이날 119.90엔까지 상승하며 이틀간 변동폭이 무려 3엔에 이르렀다.

외환전문가들은 "폴 오닐 부시행정부 재무장관 지명자가 강한 달러를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와는 달리 달러강세정책 지지를 선언하면서 갑자기 엔화가 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외환애널리스트 프랭크 공은 "엔화 약세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엔/달러환율이 금년 중 125.00엔에서 130.00엔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외환딜러들은 대부분 당분간 엔화약세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엔화약세가 지속되면 아시아국가들의 통화 역시 동반 하락해 경쟁이 심화되고 이들 국가들의 금리인하가 불가능해져 일본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면서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경제의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그것이다.

일본정부의 증시부양책이 엔/달러환율의 급등세를 저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주가부양을 위해 일본정부가 자사주의 취득 및 보유를 자유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본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위해 엔화매입을 본격화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쿄증시에서는 도요타등 자사주매입을 선언한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편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며 오후 5시14분 현재 전일 종가보다 0.79엔 높은 111.89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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