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박세리, 그녀의 '남자'들

  • 입력 2001년 1월 15일 18시 44분


'새로운 세리팀'의 전담코치 톰 크리비(왼쪽)와 전담캐디 콜린 칸(오른쪽)
'새로운 세리팀'의 전담코치 톰 크리비(왼쪽)와 전담캐디 콜린 칸(오른쪽)
박세리를 ‘14개월 무승 터널’에서 탈출시켜준 일등공신은 지난해 10월 전담코치로 영입된 톰 크리비(32·미국).

그는 바로 박세리의 첫 스승이었던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거느리고 있던 수석코치로 이미 98년 박세리가 시즌 4승을 거두는 데 큰 기여를 했던 주인공이다.

벌여놓은 일이 많아 시간이 없는 레드베터를 대신해 2년간 전담 인스트럭터로서 박세리의 스윙을 완성시킨 실질적인 코치였다.

박세리의 매니지먼트사인 IMG는 98년말 레드베터와 결별한 박세리의 스윙을 점검해줄 전담코치를 물색해 오던 중 지난해 8월 ‘레드베터 아카데미’를 떠난 크리비와 박세리의 코치계약을 성사시켰다.

▼관련기사▼

- 박세리 14개월만에 웃다… LPGA 개막전 역전승
- 박세리 우승 인터뷰

닉 팔도와 닉 프라이스, 어니 엘스 등 세계적인 남자프로들을 지도한 경력도 지닌 그는 골프명문가 출신.

1931년 미국PGA챔피언십 우승자인 같은 이름의 톰 크리비는 바로 그의 큰 할아버지.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한 그는 92년 전미선수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93년에는 인비테이셔널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우승한 실력파.

94년 프로로 전향했으나 티칭에 더 관심을 보였고 96년부터 지도자로 변신했다. 골프의 기술적인 면은 물론 멘털트레이닝에도 일가견을 갖고 있는 전전후 레슨코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박세리의 전담캐디로 영입된 콜린 칸(32·영국)은 미국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캐디중에서도 ‘특A급’. 95년부터 5년간 아니카 소렌스탐의 15승을 합작했고 지난해에는 박지은의 임시캐디로 첫 승도 일궈낸 ‘특급도우미’다.

그동안 자질부족이 거론됐던 박세리의 직전 캐디 제프 케이블(미국)이 지난해 시즌중 ‘해고’당하자 칸은 IMG에 ‘박세리의 캐디로 일하고 싶다’고 강력히 요청했고 20여명의 후보자중 지난해말 낙점받아 손발을 맞춘지 단 열흘만에 ‘큰 일’을 해냈다.

핸디캡 3의 수준급 골퍼이기도 한 그는 거리측정과 그린읽기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프백을 메고 다니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도움이 안된다’는 최악의 평가까지 받았던 ‘게으른 캐디’ 케이블과는 달리 칸은 ‘부지런한 캐디’로도 유명하다.

라운드마다 홀컵위치가 바뀜에 따라 변하는 그린공략법을 마련하기 위해 매라운드 자신이 소속된 선수가 티오프하기 직전까지 홀을 돌아다니며 그린의 브레이크를 면밀히 체크해 조언한다는 것.

3라운드에서 박세리가 자신있게 무려 9개의 버디를 낚은 것은 바로 이같은 헌신적인 도움이 뒷받침됐기 때문. 연봉 5만달러에 경비일체를 지원하고 성적에 따른 특별보너스도 받는 특급대우가 아깝지 않은 캐디인 셈이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