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강삼재 한나라당 부총재

  • 입력 2001년 1월 8일 15시 02분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이 구속됐다. 안기부 자금 1157억원을 당시 신한국당에 선거자금으로 지원한 혐의다.

이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한나라당 강삼재부총재에게 쏠려 있다. 96년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이자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사람이 바로 강부총재다.

박순용 검찰총장은 8일 "이 돈이 안기부가 관리하는 계좌에서 강삼재 의원이 관리하는 계좌와 민자당의 공식 관리계좌로 직접 간 것이 오랜 추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건이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뇌가 이례적으로 수사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그러나 강부총재는 '안기부와의 접촉' 사실 자체도 부인하고 있다. 당연히 검찰 출두는 못하겠다고 공개선언했다.

강부총재는 현직 의원이므로 국회 회기중 체포 또는 구속하려면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방탄국회'로 맞설 태세다.

김기섭씨는 구속되면서 "모두 내가 했다. 그에 상응한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혐의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배후'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국민의 세금 1000억원을 특정 정당에 지원한 것은 실로 엄청난 국기문란 행위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들을 조사하는게 '하늘의 별따기'처럼 보인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건의 본질이 다른 방향으로 흐를 우려도 있다.

박 총장은 "한 정당의 사무총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말을 할 것이 아니라 떳떳하다면 나와서 조사를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검찰에서는 '강삼재 계좌'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꺼냈다. 물증이 있다는 확신이다. 그렇다면 강부총재가 나설 차례다. 검찰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직접 밝혀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최용석/ 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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