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잠자는 3점 슛터 양경민, 깨어나야 할텐데…"

  • 입력 2001년 1월 2일 19시 27분


'이젠 잠에서 깨어나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도 아닌데 원주 삼보 엑서스의 양경민은 요즘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양경민의 슛감각은 최악의 상태다.

지난 31일 6연패 탈출의 좋은 기회였던 골드뱅크와의 경기에서 양경민이 올린 득점은 단 4점.

팀의 주포인 양경민이 단 4점에 그쳤으니 승리를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18점을 올리며 자신의 평균득점을 13.4점으로 올린 점.

문제는 양경민의 득점포가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팀의 간판이라면 당연히 평균득점이 20점을 상회해야지만 팀 동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지만 양의 평균득점은 고작 13.4점.

가뜩이나 농구천재 허재의 노쇠화와 센터 조던의 부상으로 팀 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믿는 구석은 양경민 하나뿐이니 그의 부진은 최종규감독에게 엄청난 고민을 던져주고 있는 셈.

특히 양경민의 득점을 쿼터별로 살펴보면 1쿼터에만 총득점 중 38%가 몰려 있고 경기가 진행될수록 득점력이 떨어진다.(2쿼터-20%, 3쿼터-24%, 4쿼터-18%)

이는 곧 승부가 갈리는 위기 상황에서 주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

주변의 기대를 알기 때문에 부진에 빠져 있는 양경민 역시 한순간도 마음편한 날이 없다.

심기일전을 다짐하며 머리를 짧게 깎아보기도 하고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돌아간 시간에도 자신의 특기인 3점포의 부활을 꿈꾸며 림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특별한 효험이 없는 상황.

잘 들어가는 날에도 20점대 미만의 득점이고 안되는 날에는 한자리수의 득점이 고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제는 자신감 부족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난다.

계속되는 팀의 연패와 자신의 부정확한 야투를 의식한 나머지 슛 타이밍에 슛을 던지지 못하고 장신을 이용해 골밑 공격에 나서게 된다.

애가 타는 최종규 감독 역시 골 성공 여부를 떠나서 슛을 마구 던져 대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본인의 자신감 결여.

슛쟁이가 슛을 두려워한다면 무슨 슛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자신의 손 끝을 믿고 또 동료들을 믿고 자신있게 던져대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슛터의 자세일 것이다.

양경민과 삼보.

기나긴 잠속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멋진 왕자의 키스라도 해줘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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