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 워크숍 하나된 22시간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8시 28분


27일 끝난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워크숍.

1박2일간이라지만 정확히 22시간의 짧은 일정이었다.

하지만 이 모임에 참석한 153명의 선수들은 22년보다도 긴 시간이라고 느끼는 듯했다.

이제까지 몰랐던 선수협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땀흘리며 뒹굴었던 동료들의 우정을 확인한 자리였기 때문이었다.

26일 오후부터 시작돼 쉴틈없이 자정까지 계속된 강연과 토론은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기 보다 야구 방망이와 공에 익숙한 프로야구선수들에겐 무리한 강행군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눈빛에선 뭔가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송진우회장도 “당초엔 어수선한 분위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개성이 다른 많은 선수들이 모였음에도 야구처럼 팀워크가 이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2∼3시간씩 진행된 팀별 토론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수들은 선배건 후배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밝혔고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집행부에 질문을 던져 궁금증을 풀어냈다.

해태의 모 선수는 “처음엔 선수협보다는 방출된 6명을 구해야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워크숍을 통해 선수협이 어떤 조직이고 왜 선수들에게 필요한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대다수 선수의 의견도 이와 비슷했다.

팀별 토론이 끝난 뒤 선수들은 방마다 끼리끼리 모여 새벽까지 시간가는 줄 모른 채 서로의 생각을 진지하게 주고받고 있었다.

<용인〓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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