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와 놀아나다]디아뜨, 섹스어필하는 온몸 광고

  • 입력 2000년 12월 22일 16시 16분


요즘 가장 야한 광고는? 아마 디아뜨가 아닐까. 속옷 광고도, 화장품 광고도 아니고 비스켓 광고가 가장 야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쭉쭉빵빵한' 한고은의 '몸'을 내세워서 그런지 화면 가득 관능이 일렁인다.

쇼파에 걸터앉은 한고은. 그녀 옆에는 하얀 색의 페르시안 고양이가 살짝 앉아 있다. 단순히 과자광고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 하고 섹시한 차림의 그녀. 깊게 패인 가슴선, 옆이 트인 검은색의 원피스를 차려입고 줄무늬 스타킹을 신었다.

어두침침한 방에는 'One More Kiss me~'라며 엉겨 붙을 듯이 끈적한 음악이 흐른다. 디아뜨를 한 입 베어 물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 한고은. 순간, 디아뜨 부스러기가 한 조각 떨어진다. 그걸 놓칠세라 야옹~ 하며 고양이가 재빨리 과자 조각을 향해 달려간다.

아...깝...다...마치 기절하듯 한 마디 말을 남기고 한고은이 쇼파 위에 털썩 쓰러진다. 그리고는 바닥에 내려와 팔을 짚고 엉금엉금 기어온다. 부스러기를 찾으러 가는 걸까?

마지막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손가락을 입안에 넣어 빨아먹는 한고은. '당신이 꿈꾸어 왔던 그 이상 디아뜨'라는 광고 내래이션이 들려온다.

그야말로 '우리가 꿈꾸어 왔던 그 이상의' 섹시함이 묻어나는 광고다. 어두운 방안, 나른한 음악, 그리고 무엇보다 한고은의 과감한 패션과 관능적인 자태.... 요염하고 섹시한 미인의 대명사로 통하는 페르시안 고양이는 파트너로서 한고은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보완해준다.

아찔하게 차려입은 한고은이 팔을 짚고 정면으로 기어오는 장면은 고양이를 흉내낸 듯한 캣우먼 같다. 마치 고양이 두 마리를 보는 느낌이다. 큰 고양이 한고은. 잿빛 렌즈를 껴 눈빛도 고양이처럼, 디아뜨를 집요하게 쫓고 심지어 네발로 걷기까지?

한고은이 이런 민망한 포즈를 취하는 이유는 뭘까. 손가락을 빨아먹는 장면을 클로즈업하는 대목 역시 마찬가지다. 답은 쉽게 나온다. 상황과는 무관하게 단지 섹시함을 각인시키는 이미지로 '그냥' 배치한 것뿐이다.

과자 광고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섹스 어필하고 몸으로 밀어 부치는 건 그리 유쾌하지 않다. 왠지 막다른 곳까지 몰린 최후의 선택 같아서 말이다. 스타를 이리저리 꾸미고 치장시켜 대중의 눈을 잠시 홀리는 '몸 전략'이 전부라니.

놀랍게도 롯데제과의 다른 상품 역시 일관된 흐름이다. 박지윤이 나오는 '디토'는 "나, 이제 소녀를 버렸다"라는 자극적인 카피를 내세우고, '와일드 보디'는 제품명대로 와일드한 김보성이 몸으로 밀고 있다. 조잡할 정도로 단세포적인 광고들이다.

먹는 행위를 성적으로만 풀어내는 이 단순한 반복. 롯데제과가 과연 언제쯤 이 매듭을 끊어 버릴까 궁금하다.

김이진 AJIVA77@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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