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전자에 대한 엇갈린 평가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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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문제가 시장에서 다시 거론되면서 현대전자의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20일 사상 처음으로 액면가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21일에도 13% 이상 폭락해 3900원대까지 밀렸다. 거래량은 3500만주로 크게 늘어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굿모닝증권과 교보증권이 21일 현대전자에 대해 서로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교보증권이 현대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 에서 비중축소 로 하향 조정한 반면, 굿모닝증권은 매수 의견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상황 인식은 비슷하다=현대증권이 차입금 상환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공개된 부분. 최근 주가 급락의 원인은 최근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서 부정적인 리포트가 발표되면서 시장에서 법정관리나 감자설 등의 루머가 돌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현대전자에서 밝힌 유동성 확보 방안과 회사채 만기 현황을 비교해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표참조)

투자의견은 엇갈렸지만 두 증권사 모두 현대전자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교보증권은 현대전자의 유동성 확보 방안이 일부 차질을 빚더라도 지급불능 사태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 지적했고 굿모닝증권은 현대전자가 법정관리나 감자를 실시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다 고 일축했다.

▽내년 상반기가 관건=현대전자가 안고 있는 문제는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익을 내서 빚을 갚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점. 결국 자산 매각과 해외채권 발행 등에 매달려야 하는 데 과연 일이 계획대로 술술 풀릴 지가 관건이다.

교보증권은 최근 주식시장과 자금시장이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전자가 온세통신과 두루넷 등에 갖고 있는 유가증권 매각이나 국내외 회사채 발행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

이에 비해 굿모닝증권은 현대전자가 이미 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고 매출채권을 담보로 채권단에서 6000억원까지 언제든지 새로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2·4분기까지는 추가 자금 유치가 없어도 차입금 상환이 가능하다는 것. 내년 상반기중 현대그룹에서 분리되고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 이뤄진다고 볼 때 현재 주가 수준이 오히려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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