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이병곤 부산경찰청장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0시 18분


"여자가 똑똑하면 피곤해. 여자는 좀 얼빵한('어리숙한'의 속어)맛이 있어야 해"

이병곤 부산지방경찰청장이 '여성비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 말들이 폐쇄회로 TV를 통해 부산경찰청의 각 사무실로 방송됐다고 하니 직접 들은 직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청장은 "문제의 발언은 인간중심의 조직과 일을 강조하려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라며 사과했다. 그러나 인간중심의 조직과 여성이 얼빵한(?) 것과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수 없는 법.

여성단체에 이어 여기자클럽까지 가세해 이청장의 공개사과 및 문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얼마전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도 "올브라이트 가슴이 말이야~" 이런 말을 했다가 치도곤을 맞았다. 심심하면 한번씩 터지는 고위공직자들의 여성비하 발언. 웃고 넘기기에는 그 말들의 파편이 너무 가볍고 유치하다.

게다가 이청장은 여성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치안의 최고 총수가 아닌가?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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