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히딩크 "…" 경기내용 입다물고 "잘 싸웠다"

  • 입력 2000년 12월 20일 22시 25분


이날 한일전 최고의 ‘뉴스 메이커’는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팀대표 감독(54·네덜란드·왼쪽). 경기시작 40분 전 도쿄국립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낸 히딩크 감독은 한국 기자단은 물론 일본 기자단에도 최대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도쿄로 날아올 때부터 “나는 아직 한국대표팀 사령탑을 정식으로 맡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경기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건 현 코칭스태프를 봐서도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다”라고 말했고 이날 양국 보도진을 향해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이날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등 축구관계자들과 만나 담소한 뒤 이용수 기술위원장 등과 함께 경기를 관전한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이를 노트에 꼼꼼히 메모하는 등 경기 분석에 열중했다. 그는 안정환이 선제골을 터뜨리고 일본 핫토리가 동점골을 잡아낼 때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냉정한 모습으로 경기 분석만 했다. 하지만 후반에 한국이 계속 수비에 공백이 생겨 득점찬스를 내주자 얼굴이 일그러지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한국팀 라커룸으로 찾아가 약 5분 동안 선수들과 만났다. 히딩크 감독은 이 자리에서 경기내용이 어떻다든지, 어떤 선수가 잘했다든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잘 싸웠다”는 격려의 말을 전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도쿄〓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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