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현대전자 주가 폭락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57분


현대전자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상승장에서조차 전혀 힘을 쓰지 못하더니 연이틀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20일 액면가에도 못미치는 4590원으로 떨어졌다.

현대전자의 주가가 이처럼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현대전자의 자금위기를 주가하락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 국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80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모집하는데 성공했지만 이 정도로는 자금위기를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

이 때문에 시중에는 현대전자가 만기채권을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전병서 수석연구위원은 “현대전자의 부채가 7조6000억원대에 달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경제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정부와 채권단이 최악의 상황은 피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전자 정창시 자금담당 상무는 “신디케이트론으로 연말 상환이 가능하며 연초에는 이천 공장내 폐수처리 시설을 매각하고 4억 달러의 해외채권 발행하면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 여신담당자도 “연말 상환액이 3500억원 정도로 큰 부담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가격의 급락세도 현대전자의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현물시장에서 64메가D램 값이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2.5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메릴린치증권은 최근 분석자료에서 현대전자의 올해 순이익 규모가 당초 6790억원과는 달리 마이너스 2500억원 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증시전문가는 “재고부담과 D램 수요 부족으로 내년 1·4분기까지 반도체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이 현대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해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도 문제. 메릴린치를 비롯해 모건스탠리딘위터와 다이와증권 등이 잇따라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내렸다. 외국인은 최근 4일 동안 600만주 가까이 순매도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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