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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4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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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특히 최근 신규매수한 선물을 대거 롤오버시킨 것으로 추정돼 현물 매수와 함께 향후 장세를 밝게 보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선물·옵션만기일인 14일 장중 내내 순매도로 일관, 동시호가 직전 34억원 순매도를 보이던 외국인들은 동시호가 후 696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0분사이에 무려 730억원어치나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인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외국인들은 동시호가 직전까지 5만주 가까이 내다 팔았다. 그러나 동시호가에서 3만5000주 가량을 매수, 장 마감 후에는 순매도 규모가 1만5818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들은 동시호가에서 프로그램 매도공세(총 2984억원)에 의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삼성전자 SK텔레콤 외에 한국전력 LG화학 등을 집중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장 동시호가에서 외국인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매수공세는 이날 더블위칭데이의 충격을 줄이는 데 크게 일조했다.
동시호가에서 차익거래 관련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1000억원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730억원의 외국인 매수가 이를 대부분 받은 셈이다.
특히 이날 차근월물인 3월물로 롤오버(Roll Over)된 매수차익거래잔고는 138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한 이월인 것으로 추측된다.
외국인들의 이같은 매매패턴은 향후 한국증시를 다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해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확한 해석은 현재로서 힘들지만 외국인들이 우량주에 대해 매수 기회로 잡고 동시호가에서 대량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IMT-2000 사업자 발표로 증시가 출렁거릴 수 있지만 커다란 불확실성 하나는 확실하게 처리했다"며 "오는 19일 미국 연준리(FRB)의 통화정책회의 때까지는 상승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의 김준호 선임 연구원은 "증시가 새로운 게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전망의 배경으로 국내증시가 신용경색으로 인해 과다하게 디스카운트(DC·할인)된 점과 유동성 개선 부분을 꼽았다.
근로자주식저축 발매로 1조원 안팎의 자금유입이 기대되고, 최근 외국인과 함께 주식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연기금 전용펀드 규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한정태 연구원은 "은행주의 경우 아직도 수익 기회가 충분히 남아있다"면서 "은행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한번 와야 증시가 한단계 레벨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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