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연말증시 '산타' 오려나…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8시 43분


침체의 외길을 걸었던 종합주가지수가 '연말 랠리' 가능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11일 종합지수는 20포인트(3.74%) 가까이 오르면 550선을 넘어섰다. 5일 516포인트에서 시작한 오름세가 하루도 꺾이지 않고 554포인트까지 이어지는 뚝심을 보였다.

▽외국인투자자의 힘〓이날 상승세는 장 초반부터 나스닥 지수선물의 강한 오름세로 촉발됐다. 나스닥지수선물은 이날 가격제한폭(2902.50)까지 올랐고 이는 미국 증시의 움직임과 강한 동조현상을 보이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를 견인했다.

오전장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지수선물(12월물)을 사들였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들이 매수주체로 나섰다. 외국인은 오후 1시 16분 프로그램매매호가 효력정지(사이드카) 발동 직후 선물 순매수 2000계약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현물도 1400억원 가깝게 순매수했다.

증시를 둘러싼 여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연기금 전용펀드의 설정과 공적자금 투입조치로 기관투자가의 매수여력이 늘어났다. 이는 현선물간 가격차에 따른 프로그램매수가 꾸준하게 유입되는 바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규모는 1700억원에 이르렀다.

또 IMT-2000 사업자선정이 임박하고 금융구조조정이 막바지 고개를 넘는 등 증시를 둘러싼 안개가 서서히 걷히는 중이다. 통신업종 지수가 6.72% 오른 것도 3세대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과 관련됐다는 것. 원유가 안정과 유로화 강세 등 대외변수도 긍정적이다.

▽ '연말 랠리' 가능한가〓외국인에 의한 강세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삼성증권 이남우상무는 "외국인들이 강한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한국처럼 단기적으로 많이 하락한 국가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힘만으로는 하락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굿모닝증권 이근모전무는 "외국인의 시가총액비중이 30%인 상황에서 추가매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보유주식을 정리하려는 세력도 부담스러운 요소"라고 지적했다.

강한 반등장이 아니더라도 현재 같은 장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점치는 견해도 적지 않다. LG투자증권 황창중투자전략팀장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14일 선물옵션 만기일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금리정책의 변화가 예상되는 19일까지는 국내 증시도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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