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국내 최고 슈터'의 자유투 에어볼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3시 48분


10일 기아와 동양의 경기에서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며 기아가 동양에 큰 점수차로 이겼다.

만년 우승후보이며 프로농구 원년 챔피언인 기아의 아마추어와 프로를 거치며 팀 컬러는 중심선수 세명으로 이어지는 콤비플레이였다.

프로농구 원년에는 허동만 트리오라는 별칭을 얻으며 보여준 허재, 강동희, 김영만의 콤비. 이들 세명은 완벽한 플레이로 팀을 원년 우승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허재가 빠지며 반쪽팀으로 전락한 기아.

하지만 10일 열린 동양과의 경기는 팀 플레이가 되살아 나는 듯 속공을 무려 10개나 성공시키며 전성기 때의 팀컬러를 보여주는 듯 했다. 더불어 현재 최고의 슛터로 부상하고 있는 김영만의 슛이 마치 교미 후 암사마귀가 숫사마귀를 덥치듯이 날카롭게 골로 척척 꽂혔다.

이날 김영만은 자신의 개인득점 3천5백점돌파를 축하라도 하듯 정확한 미들슛과 골밑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 미친듯이 휘저어 대는 김영만을 마크하던 동양의 수비수들은 김영만에게 11개의 자유투까지 내주었다. 김영만은 11개의 자유투 중 9개를 성공시키며 이날 34점을 득점, 자신의 평균득점을 훨씬 상회하는 득점을 올렸다.

그런데 웃지 못할 일은 김영만이 실패한 2개의 자유투에서 나왔다. 이날 경기는 기아가 시종 10점차 이상의 리드를 지켰기 때문에 박빙의 승부처는 없는 경기였다. 승리를 자신한 것일까. 김영만은 3쿼터 종료 40초전 자유투를 얻었을 때.

이 때까지 한 개의 자유투도 실패하지 않았던 김영만이 자유투를 던지는 순간 표정이 일그러졌다. 볼이 림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작은 포물선을 그리다가 떨어진 것이다. 말그대로 “빽차”.

팀이 이기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정말 쪽팔릴 상황이었다. 관중들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최고의 슛터가 자유투 에어볼이라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않고 또 한번의 자유투 에어볼로 웃지 못할 상황이 일어났다.

김영만에게는 종종(?) 있는 일이지만, 이날은 마치 지고있던 동양을 조롱이라도 하듯. 두번의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경기 종료 후 “통산 1만점은 넣고 은퇴해야죠”라며 자신감을 밝혔던 김영만의 두번에 걸친 자유투 실수는 진짜로 실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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