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le&Politics]상도동계 "마음을 비워야"

  • 입력 2000년 12월 7일 18시 39분


동교동계의 내분사태를 바라보는 옛 상도동계 인사들의 시각은 남다르다. 이들은 과거 민주화투쟁을 함께한 동지로서, 또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집권선배로서 동교동계 인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 듯하다.

이들은 한결같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도 97년 당시 상도동계의 분열상과 지금 동교동계의 양상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아직 대통령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는 데도 분열상이 표면화된 점이나, 지금의 여당은 다수당이 아니라는 점 등이 우선 다르다는 것이었다.

97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김현철(金賢哲)씨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독자계보를 선언했던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의원은 “국민의 신뢰만 얻어내면 얼마든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며 “지금 김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벼랑 끝에서 밧줄을 놓을 수 있는 결단과 용기”라고 조언했다.

김전대통령 시절 핵심실세 중 한 사람이었던 강삼재(姜三載)의원은 “(동교동계가) 내부의 치부를 이런 식으로까지 드러낸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며 “청와대나 당이나 내부적으로 조용하게 처리했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전대통령의 대변인 격인 박종웅(朴鍾雄)의원은 “누군가를 속죄양으로 만들어 정국을 돌파하려는 조직적 계획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정략적으로 시국을 수습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김무성(金武星)의원은 “결국 대권 욕심이나 당권 욕심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 아니냐”며 “(동교동계가) 욕심을 버리고 허심탄회한 자세로 내부갈등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