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진도 창작민요극 지역주민70여명 직접출연

  • 입력 2000년 12월 6일 21시 37분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 주민들이 창작 민요극의 배역을 맡아 화제다.

전남 진도군 민속예술연구회는 13일부터 15일까지 진도군 향토문화회관에서 국립남도국악원 건립확정을 기념하기 위해 2시간짜리 3막으로 구성된 창작 민요극 ‘진도에 또하나 고려 있었네’를 무대에 올린다.

진도출신 여류소설가 곽의진씨의 극본과 전주대 연극영화과 박병도교수의 연출, 전 국립창극단 단장인 전황씨가 안무를 맡은 이 극은 700년전 고려를 되찾기 위해 진도에 성을 쌓고 끈질기게 몽고에 대한 투쟁을 벌인 삼별초 배중손 장군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이 극이 관심을 끄는 것은 제작진을 제외한 출연진 전원이 연극 경험이 전혀 없는 진도 주민들이기 때문.

배장군역만 국악인인 박문수씨(52·조도면)가 맡았을 뿐 여몽연합군의 고려 장군인 김방경역에 김병천씨(39·교육공무원·임회면), 배장군을 흠모하는 동백역에 노부희씨(26·여·진도읍)를 비롯해 농부역과 병사역으로 주민과 중고교생 등 70여명이 출연한다.

지난달 초 공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이들은 매일 밤 늦게까지 대본을 외우고 연기를 익히고 있다. 동백역의 노씨는 “각본에 따라 연기를 하는게 힘들지만 내고장의 역사를 무대에 올린다는 뿌듯함에 피곤이 싹 가신다”고 말했다.

민속예술연구회 허산(許』)회장은 “연기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겠지만 2시간짜리 창극을 지역 주민들이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진도〓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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