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AP통신, "차기 미대통령, 경기후퇴로 애먹는다"

  • 입력 2000년 12월 4일 17시 04분


차기 미국 대통령은 경기 후퇴(Recession)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많이 할 것으로 지적됐다.

AP통신은 3일(현지시각) 빌 클린턴 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부터 심각한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경제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 10여년간의 지속적인 경기호황을 감안할 때 그 충격은 매우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의 디시전이코노믹스의 수석 연구가 앨런 시나이는 "최근의 경기자료는 앞으로 상황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며 "경기 경착륙(Hard Landing)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낮은 성장률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실업률 증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대학 바드칼리지의 데이브 레비 연구원은 더 비관적이다. 그는 내년의 전면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을 70%로 진단하고 있다.

AP통신의 경제평론가 마친 크루트싱어는 그러나 이 같은 전면적인 침체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경제학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에 따라 미 경제의 연착륙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일련의 미정부 보고서에서도 소비자로부터 생산자에 이르기까지 미경제 전 분야의 예상치 못한 약세가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미 경제 자료는 월가에 비관적인 전망을 더하고 있으며 주가하락의 빌미가 되고 있다. 나스닥의 기술주들은 지난 3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래 거의 절반정도로 가격이 하락했다. 문제는 이러한 급격한 주가하락이 투자와 소비 감소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클린턴이 취임하기 전인 90년~91년은 '실직시대의 경기회복'이라고 불렸다. 그 기간동안 경제성장률은 좋아졌어도 실업률은 92년에 7.2%에 이를 정도로 심각했다. 이러한 상황은 클린턴이 부시를 이길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작용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 내외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는 최근 몇 년간의 4%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다. 4%성장률은 60년대 중반 이후 최고의 실적이다.

"경제는 클린턴행정부에 매우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다음 정권에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다"고 이코노미닷컴의 수석 경제학자 마크 잰디는 말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 경제학자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만약 경제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지면 FRB는 당장 이자율을 낮추는 정책을 펼 것이고 이로써 소비율와 주가가 모두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경제학자들은 다양한 요소들이 FRB의 연착륙 시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미국기업의 높아가는 부채비율이라든지 중동지역의 불안정 같은 것들이다.

양영권<동아닷컴 기자>zer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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