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 장재식 국회예결위원장

  • 입력 2000년 12월 4일 09시 31분


'메모 유감(遺憾).' 갈길 바쁜 예산안 처리가 메모 한 장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

메모를 건넨 이는 장재식(張在植) 국회예결위원장. 지난 1일 장위원장은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을 박살내라'는 요지의 메모를 김경재(金景梓) 의원에게 보냈다가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노동당 2중대'에 이어 '김정일을 위한 정부'까지, 민주당 입장에선 입만 열면 '사고치는' 김용갑 의원이 밉긴 미웠을 것이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까지 나서 새삼 진정한 보수를 설명해야 했을까?

하지만 '박살' 운운은 너무했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2일)은 이미 넘겼고, 정기국회 폐회일(9일)은 코앞에 다가왔다. 한나라당이 남북협력기금, 지역의보 지원금 등 정부가 내놓은 핵심적 사안에 대한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당은 감정에 사무친 메모 한 장으로 덜미를 잡힌 꼴이 돼버렸다.

'감정교육'이란 소설이 있다는데, 혹시 선량들에게 그걸 읽히면 조절이 될는지... 곁다리로 하나 더. 여의도 주변에 때아닌 경계주의보가 내려졌다는데. 몰카가 국회에까지 진출했다는 소식이다.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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