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리키 마틴 "음악은 느낌…본능으로 부른다"

  • 입력 2000년 12월 3일 19시 53분


미국 팝의 최근 흐름을 양분하는 두 거인은 리키 마틴과 록밴드 ‘림프 비즈킷’. 리키 마틴은 “세상은 즐거운 곳”이라며 춤과 노래를 열정적인 라틴 리듬으로 쏟아내는 반면 ‘림프 비즈킷’은 세상에 대한 불만을 가시돋친 욕설 가사로 토해낸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가수 리키 마틴은 미국에서 지나달 14일 발매된 영어 음반 2집 ‘사운드 로디드(Sound Loaded)’로 빌보드 음반 차트 4위를 달리고 있다. 판매도 100만장을 넘어섰다. 한국에서는 7만장을 기록.

리키 마틴은 99년 5월 첫 영어 음반 ‘리빙 라 비다 로카’(미친 듯이 사는 삶)를 내놓으며 세계적인 ‘섹스 심벌’로 급부상했다. 이 음반은 모두 1500만장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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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유분방해 소속사 소니 뮤직이 인터뷰 일정을 잡느라 애를 먹었다. 마틴 측은 세계 각국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자 아예 E메일 인터뷰로 대신했다.

그는 “음악은 과학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느낌”이라며 음악을 듣는데 있어서 ‘본능’을 강조했다.

―‘사운드 로디드’는 무슨 뜻인가.

“세계 각국의 서로 다른 소리와 문화를 실었다는 뜻이다. 내 음악의 뿌리는 라틴 리듬이지만 이번에 동양의 소리도 담았다. 2년간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서로 다른 문화에 깊은 영향을 받은 덕분이다.”

―첫 싱글앨범 ‘She Bangs’의 메시지는 뭔가. 그녀는 누구인가.

“춤추고 노래하며 즐겁게 살자는 것이다. 그녀는 예전에 사귀었던 여성이고.”

―세계적 히트가 예상되는데.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반응이 좋다. 그러나 내가 이 노래로 마약을 찬양한다고 오해하는 팬들이 있다. 가사를 읽어보면 그럴지도 모른다.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그렇지만 판타지를 원한다면 환상적인 게 뭔지 알아야 한다. 나는 노래로 판타지를 주고 싶다.”

―당신이 가장 흥분하는 것은 무엇인가.

“일과 긴장이다. 긴장이 주는 아드레날린을 사랑한다. 콘서트 직후 비행기를 타고 녹음 스튜디오로 가서 작업하고 또 다른 콘서트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나는 12세 때부터 이렇게 일해왔다.”

―노래를 어떻게 선곡하는가.

“본능이다. 노래를 딱 한번 듣었을 때 몸에 전해져 오는 떨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느낌이 오지 않으면 다음 노래를 기대해 본다.”

―바다를 배경으로 20여명의 무희와 함께 찍은 뮤직 비디오가 인상적이다.(한국에서는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부분 수정 제작됐다).

“바하마에서 찍었고 바닷 속에서 거의 9시간을 견뎠다. 바닷물이 입으로 들어오는데도 노래해야 했다. 감독에게 아무 소리도 못하고 견뎌야 했는데 참 미친 짓이었다.”

―뮤직비디오나 공연 때 현란하게 춤추는 댄서들은 어떻게 뽑았나.

“각국의 열정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여러 나라의 댄서들을 선발한다. 이번에도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출신의 댄서들을 선발했다. 춤을 잘 추기보다 필링이 좋고 열정이 넘치는 무희를 원한다.”

―톱스타로 외로울 때도 많을 것 같다.

“일부러 외로움을 원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그러나 일할 때 혼자 있는 것은 손해가 아니다. 자기 아이디어를 차분히 정리할 수 있다.”

―밴드 등 팀은 모두 몇 명인가.

“스케줄매니저 엔지니어 댄스 의상담당 등을 포함해 모두 150명이다.”

―가족 중 누구한테 교육을 받았나.

“할머니(아리다 니그로니)다. 할머니는 매우 엄격했다. 할머니는 푸에르토리코 대학의 원로 교수로 많은 책을 썼다. 그는 항상 공부하고 현재의 위치를 알라고 말씀하신다.”

리키 마틴은 또 야구 축구 배구 패러글라이딩 등 스포츠를 즐기며 요리에 관한 한 “무엇이든 자신있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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