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프리텔-엠닷컴 합병에 '암초'

  • 입력 2000년 11월 30일 20시 37분


한통프리텔(016)과 한통엠닷컴(018) 합병이 암초에 부딪혔다.

코스닥시장 폭락으로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보다 20%나 낮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이 차익거래를 노려 합병반대 의사를 표명할 경우 최대 3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유동성위기를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외국인들은 지난 24일부터 한통프리텔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시가총액 비중 18%를 차지하는 양사는 그동안 주가가 청구가격대를 유지하며 ‘시장안전판’ 역할을 담당해왔으나 이제는 시장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부담스러운 주식매수청구권〓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은 각각 4만2538원 1만3435원이다. 그러나 주가는 한통프리텔 3만4200원(30일 종가) 한통엠닷컴은 9000원으로 폭락했다. 합병주주총회는 12월29일로 예정돼있어 이때까지 주가가 청구가격대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본 소액투자자들의 권리행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민경세 연구원은 “소액주주들이 100% 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소요금액은 한통프리텔 2조7800억원 한통엠닷컴 8827억원이 될 것”이라며 “절반만 행사해도 1조8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병 무산가능성 제기〓주가가 올라가지 못할 경우 양사가 합병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앞으로 IMT―2000 투자에 수조원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주식매수청구대금으로 1조원 이상을 지급하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LG전자가 LG정보통신 합병때 청구대금으로 1조원이 빠져나가 심각한 자금악화설에 시달린 것에서 알 수 있듯 무리하게 합병을 강행하면 재무사정이 급격히 악화된다.

현실적으로도 양사가 주식매수대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합병무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기댈곳은 외국인밖에 없다〓주가하락의 주된 원인은 외국인 매도세. 외국인은 24∼30일 332억원이나 팔아치웠다.

민경세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율이 연초 18%에서 현재 27%로 늘어났고 원―달러 환율마저 급등으로 인해 일부 펀드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차원에서 한통프리텔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멈춰야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통프리텔은 “합병일정은 변함이 없다”며 “현재의 주가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12월26일 IMT―2000 비동기식 사업권을 따내면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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