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못말리는 짱구,<크레용 신짱>으로 돌아오다

  • 입력 2000년 11월 25일 13시 27분


짱구의 본명은 신노스케. 5살 남자애다. 엄마보다는 아가씨를, 그냥 아가씨보다는 예쁜 여자를 더 좋아한다. 특기는 바지 벗고 엉덩이 흔들기. 신디 크로포드 사진집을 갖고 싶어 안달이고 엄마 속옷을 모자처럼 뒤집어 쓰고 다닌다. 엄마, 아빠,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여동생 히마, 그리고 어디선가 흘러들어온 강아지 시로와 함께 사는 신노스케 짱구가 다시 돌아왔다. 예전보다 더 성숙한(?) 모습의 '신짱'으로.

짱구 신드롬을 몰고왔던 <짱구는 못말려>(서울문화사)의 오리지널 원작만화 <크레용 신짱>(학산 펴냄)이 새롭게 발매됐다. 25권까지 시판된 <짱구는 못말려>의 계약 기간이 끝남에 따라 학산출판사가 판권을 다시 사들여 <크레용 신짱>이란 원제목으로 최신간 26권을 내놓았다. 1권~25권도 11월에서 12월말에 걸쳐 모두 재발매된다.

<크레용 신짱> 26권에서는 몇 가지 특집 테마가 소개된다. 우선 신짱이 사건해결사 누팡 4세로 변신해 괴도 쇼팡과 한바탕 대결을 벌인다. 또 떠돌이 사무라이가 돼 초밥을 만들기도 한다. 그동안 집 유치원 시장 수영장 같은 일상적 공간에서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던 신짱이 26권에서는 상상 속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신짱의 말 속에 세상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각은 여전하다. 옆집 섹시한 몬로 아주머니의 몸매를 바라보는 아빠를 향해 "아빠! 또 그거 보는 거야?"라고 일침을 놓는다. 엄마와 함께 전시회에서 그림모델로 발탁된 신짱은 화가에게 "우리 엄마는 공짜를 너무 좋아해요. 그러니까 모델도 공짜로 해드릴께요"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어른들의 위선을 정확히 짚어내는 신짱의 이런 모습에서 악의는 찾을 수 없다. 그저 너무 솔직한 신짱 앞에서 치부를 들키고서는 허둥대는 어른들의 행동이 애처로울 뿐이다.

항상 머리에는 몇개의 혹을, 엉덩이에는 엄마의 빨간 손자국을 달고 다니는 신짱이지만 절대 굽힘이란 없다. 다섯살바기 눈에 비친 세상은 호기심과 재미의 대상이어서 화내고 슬퍼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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