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현대건설 왜 돕나" 현대차株 곤두박질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39분


‘현대건설 상한가, 현대자동차 큰폭 하락.’

현대자동차가 우여곡절 끝에 현대건설을 지원하는 것으로 매듭지어지면서 나타난 16일 주식시장의 반응이다.

현대차의 경우 이날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1100원(7.21%) 하락한 1만4150원으로 마감됐으며 같은 계열의 현대모비스도 220원(4.68%) 하락했다. 또 현대차 소그룹과 함께 현대건설 지원에 나서는 현대중공업도 약보합세(―0.53%)에 머물렀다.

반면 형제 그룹으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는 현대건설은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상승, 이날까지 4일째 상한가행진이 이어졌다. 현대건설우선주도 상한가까지 치솟았으며 현대전자 고려산업개발 현대상사 현대증권 등 정몽헌 계열의 주가가 대체로 강세를 유지했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팀장은 “정부가 정씨 형제들에게 현대건설 지원을 우회적으로 요청하는 등 무원칙한 시장개입 행태를 보이자 이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매물이 현대차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현대차가 정주영 전명예회장 소유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현대차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아닌데도 투자자들은 ‘현대건설에 지원한다’는 것 자체를 악재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현대건설은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을 경우 정상화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가엔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LG투자증권 최대식 연구원은 “정 전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은 현대차에서 인수하지 않을 경우 시장에 매각될 가능성이 있어 주가하락을 방어하는 차원에서도 현대차가 인수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장중 내내 소폭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2.44포인트 하락한 555.04로 장을 마감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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