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삼성그룹, 매출 순익 모두 1위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0분


삼성그룹의 독주체제가 실적으로 나타났다.

15일 발표된 1∼9월 상장사 실적을 살펴보면 12개 계열사가 상장된 삼성그룹은 현대자동차가 계열 분리된 현대그룹을 제치고 자산총계 자본총계 매출액 영업이익 분기순이익 등에서 1위에 올랐다. 삼성은 특히 3·4분기까지 총 5조86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9대 그룹 전체가 올린 순이익 7조1843억원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의 이같은 실적은 그룹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가 연초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실현하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는 3·4분기까지 총 4조8515억원의 순익을 기록, 그룹 전체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3·4분기에 1조6685억원의 순익을 기록, 전분기에 비해 5.1% 증가하는 등 갈수록 순이익 폭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에 경영권 분쟁을 겪은 현대그룹은 경영 실적에서도 껍데기만 크고 실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는 매출액은 51조1756억원으로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9월까지 4109억원의 순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는 3·4분기만 놓고 보면 37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4분기에서 51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채비율도 189.28%로 가까스로 200%를 맞췄다.

9개 그룹 가운데 부채비율이 200%를 넘은 그룹은 LG 한진 금호 쌍용 등 총 4개. 특히 상반기 실적이 발표됐던 8월 부채비율 186%였던 LG그룹은 이번에는 246.51%의 부채비율로 쌍용(495.17%)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LG그룹측은 “비상장사인 LG정보통신이 전자에 합병되면서 상장사 전체의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LG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늘고 있으나 순이익이 1분기 3866억원에서 2분기에는 3857억원으로, 3분기에는 다시 1233억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SK그룹은 매출액에서는 삼성 현대 LG에 이어 4위이지만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에서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 ‘작지만 알찬’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SK 역시 SK텔레콤에서만 9월까지 68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그룹 전체 순이익(1조191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짠돌이 경영’으로 소문난 롯데는 2조330억원의 매출에 174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87.69%로 9대 그룹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한편 현대 삼성 LG SK 한진 롯데 금호 한화 쌍용 등 9개 그룹의 3분기까지 순이익 합계는 7조1843억원으로 446개 전체 분석대상 상장사가 올린 순이익 16조1567억원의 44.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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