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2000]"닷컴시대 가고 닷넷시대 열렸다"-피오리나 연설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47분


추계 컴덱스 2000의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나선 휴렛팩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은 "닷컴의 시대가 가고 닷넷 시대가 열렸다"고 13일(현지시간) 선언했다. 피오리나는 40대 나이로 HP의 최고경영자에 올라 세계에서 가장 영향있는 여성으로 꼽힌다.

피오리나는 디지털산업이 닷컴(개별기업) 중심에서 닷넷(네트워크)중심으로 대전환을 이루고 있다며 ‘닷넷시대’의 도래를 점쳤다.

닷넷(.NET)은 모든 정보기기가 인터넷에 접속돼 언제 어디서나 작동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것.

그는 특히 “첫 번째 르네상스가 중세의 어두운 세상에서 사람들을 계몽하는 과정이었듯이 오늘날의 디지털 르네상스도 같다. 디지털 르네상스가 번성하려면 기술이 아닌, 사람이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사람을 위한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피오리나는 ‘쿨타운’이라는 말로 그 의미를 구체화했다. 쿨타운은 모든 정보기기가 인터넷에 접속되는 세상을 일컫는 것. 쿨타운이 완성되면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40억명의 인구도 네트워크 속으로 들어와 인터넷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보았다.

이날 개막된 ‘추계 컴덱스2000’ 행사장은 곳곳에 ‘무선 혁명’이 넘쳐나고 있다. 이번 컴덱스를 ‘와이얼리스 쇼’라고 부를 정도. 불과 몇 년전 IT업계를 좌지우지했던 PC가 ‘권좌’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에 와이얼리스(wireless)가 들어앉은 모습이다.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은 13일(현지 시간) 라스베이거스 힐튼호텔에서 무선인터넷을 이용, 고객의 주문을 받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을 직접 시연 했다.

세계최대의 컴퓨터회사 IBM 역시 와이얼리스에 초점을 맞췄다. 근거리 무선데이터통신기술을 뜻하는 ‘블루투스’와 내장형 안테나를 갖춘 새로운 노트북PC를 선보였다. 인터넷장비 제조회사 시스코시스템즈는 와이얼리스 강세에 발맞춰 이날 업계 최초로 글로벌 광대역 로빙서비스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년초 이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출장을 떠나더라도 회사 네트워크에 고속으로 접속해 평상시처럼 사무를 볼 수 있다고 시스코측은 설명했다.

무선인터넷의 확산은 IT업계의 향후 모습을 바꿀 전망. 무선망 무선장비 무선모뎀 무선단말기등의 개발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업체들도 무선 전송속도를 높이기 위한 경쟁에 착수했다. 컨설팅업체인 프리아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김기세 수석컨설턴트는 “인터넷인프라 장비 소프트웨어 등이 무선인터넷을 향해 통합되는 추세”라면서 “와이얼리스에 대비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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