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채 금리 급락속 주가 약보합 …짙은 관망세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1시 04분


국고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옵션만기 이후 주식시장이 짙은 관망에 접어들면서 주가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하락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는 하지만 현대건설 처리 등이 연말까지 시한연장된 상태이고 자금시장 불안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극도의 안전성 위주의 관망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0시45분 현재 전날보다 3.03포인트 떨어진 557.63을 보이고 있고, 선물 12월물은 외국인들의 300계약의 순매도 속에서 전날보다 0.25포인트 낮은 68.85 수준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선물 약세로 프로그램 매도가 389억원이나 출회되면서 매수 17억원을 크게 앞서면서 대형주를 약세로 밀어내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도 30억원에 그쳐 있고, 개인들의 순매수도 100억원 이하에 불과한 상태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포항제철, 현대차 등이 약세를 보이면서 지수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전력과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 외국인 매수세로 다소 오르고 있을 뿐이다. 하락종목이 431개로 상승종목 339개를 앞서고 있다.

증식 관계자들은 현대건설·쌍용양회의 처리문제가 연말까지 시한연장에 따른 불씨가 남아있는 데다 미국 대선을 둘러싼 정치불안과 나스닥의 이틀째 하락,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 지속 등 주변여건이 극도로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10일째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첨단기술주에서 벗어나 안정성이 있는 한국전력 등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국민, 신한, 주택 등 우량은행주를 매수하고 있으나 이 역시 안전처로 잠시 도피하는 매수세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많다.

국내적으로는 국고채 3년만기 금리가 7.00% 이하로 급락하고, 공적자금 50∼60조원 조성 등으로 향후 주식시장에 자금유입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으나 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초특급 우량자산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이른바 ‘불안감의 반증’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증권의 김도현 선임연구원은 “옵션만기 이후 매수차익잔고가 줄고 있으나 프로그램 매매가 단타성에 그쳐 방향성 없이 외국인들과 함께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미국 대선 불투명으로 첨단기술주를 외면하고 한국전력 등 안전처로 매수세가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위원은 “금리하락이 시차를 두고 주식시장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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