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미국 경제전문가들, "부시당선되면 '윈터랠리' 펼쳐진다"

  • 입력 2000년 11월 9일 14시 36분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각) 미국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43대 대통령으로 조지 W. 부시의 당선이 확정될 경우 주식시장 강세를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전망의 배경으로 부시가 내세우고 있는 세금인하, 의약품 가격과 의료비에 관한 정부의 제재 축소, 독점제재 완화 등의 정책이 주식시장을 진작시킬 것이라는 점을 꼽고 있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특히 유례없는 박빙의 접전을 벌인 만큼 초대형 불확실성 요소가 제거된다는 것도 주식상승의 한 요인이 될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JP 모건의 국제 투자전략가인 닉 사겐은 "부시의 당선으로 소득세, 상속세에 대한 세금이 줄어들 것이고 이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공화당은 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므로 개인들이 사회보장 축소에 대비하여 주식투자를 많이 하려 들 것이라는 것도 주식시장 호재가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윈터랠리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때 미 언론에 의해 부시의 당선이 발표되자 선물시장의 나스닥100 선물지수 12월 물은 56포인트나 급등, 3370에 이르렀고 다우공업지수 선물도 64포인트가 뛰어오른 11,097을 기록했다는 점을 통신을 예로 들었다.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은 부시의 당선으로 특히 석유, 담배, 제약회사와 독점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부시와 그의 러닝메이트 딕 체니가 한때 석유회사 경영자였다는 사실은 부시 승리로 석유산업의 활황이 기대될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시켜주고 있다. 실제로 부시는 석유 채굴에 대한 제한을 완화할 거라는 공약을 내세운 적이 있다.

부시는 또한 고어와 비교하여 볼 때 필립모리스같은 담배회사나 마이크로 소프트같은 독점 혐의가 있는 기업에 좀 더 너그러운 정책을 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시가 당선될 경우 정부에 의한 담배회사 제재는 좀 더 완화될 것이고 이는 필립 모리스 같은 담배회사의 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제임스 펀드의 펀드매니저 스티브 웬스트럽은 단언했다.

마이크로 소프트 역시 현재 클린턴 행정부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반독점 재판이 부시의 당선을 계기로 유리하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실제로 선거 결과 예측보도에 따라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필립 모리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다우지수가 약세를 보인 지난 7일에도 부시의 선거 승리 예상으로 소폭 상승했다.

제약산업 또한 고어가 의약품에 대한 가격통제를 선호하나 부시는 의약품 가격통제가 신약개발의 동기를 감소시킨다는 논리를 견지한다는 이유로 부시의 당선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기대는 선거운동기간 동안 각 정당에 대한 기업의 기부금 액수로 나타나곤 하는데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와 필립모리스, 화이자 등은 부시진영에 많은 정치자금을 기부했다.

로이터는 "이들은 자기들이 얻을 수 있는 것 만큼 후보에 투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영권 <동아닷컴 기자>zer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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