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내일 옵션만기일…주가 폭락 '조심'

  • 입력 2000년 11월 8일 10시 27분


옵션만기일인 내일(9일) 주가가 출렁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콜옵션 매도포지션이 전례없는 규모로 누적돼있어 옵션만기일에 지수가 크게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콜옵션 매도포지션은 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 증권사의 콜옵션 매도포지션이 지나치게 많아 손실률을 낮추거나 이익을 올리기 위해 지수를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현재 증권사의 콜옵션 매도 포지션은 지난달 옵션 만기일 이후 약 73만계약(환매수분 제외)을 상회하고 있으며 투신권도 4만계약을 순매도, 기관들은 철저하게 숏플레이를 구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73만계약 가운데 선물과 연계된 물량을 제외하면 약 50만계약이 헤지수단없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그럴 리는 없겠지만 50만계약이 만기일을 맞아 위험에 노출될 경우 손실폭은 수백억원에 달할 수 있다"며 "증권사들이 이같은 위험에 대비해 만기일에 지수를 끌어내려 손실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옵션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800억∼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지수의 큰 폭 하락도 예측해볼 수 있다. 수요기반의 취약성으로 증시의 수급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이들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경우 외국인 투자가들이 받아주지 않는 한 지수가 큰 폭으로 주저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콜옵션 매도포지션이 계약수로는 많은 물량이지만 거래대금 규모로는 매도보다 매수금액이 많아 증권사의 손실폭이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들이 지난달 만기일 이후 증권사와 반대로 콜옵션 매수 포지션을 확대, 약 18만계약이 쌓여있는 것도 지원군이 되고 있다. 외국인과 증권사간 주도권 경쟁에서 지수의 하락폭이 제한되거나, 지수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약 2000억원대로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것도 지수의 낙폭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다.

동원증권의 정동희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최근 현물시장과 옵션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에 규칙성이 없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옵션 만기일에 나타날 장중 변동성은 지수 하락쪽으로 방향성을 잡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어쨌든 일반투자자들로서는 지난 8월과 같이 장 막판에 현물과 연계된 옵션물량이 대량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현물투자자의 경우 장마감 동시호가때 지수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옵션물량이 쏟아져 나올 경우 지수 관련 대형주들이 주가가 급락할 수 있고, 급락으로 발생한 갭(gap)은 다음날 장에서 곧바로 메워지는 경향이 강한 때문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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