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기업구조조정 일단 합격점"

  • 입력 2000년 11월 6일 17시 36분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업구조조정 등 한국의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판정을 내린 것일까.

지난 3일 부실기업 퇴출발표이후 처음 열린 6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나란히 그동안 이어진 순매수세를 지속해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장 개시 직후에는 100억원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줄곧 매수 규모를 늘려가면서 8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지난주이후 6일째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장중에 나온 현대건설의 일부 자구안이 시장 참가자들에게 실망스럽다는 반응에도 불구하고 매수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9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면서 3일연속 1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현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로 볼 때 현대건설 문제가 분명하게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향후 시장을 긍정적으로 판정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김상철 연구위원은 "현대에 대한 정부의 원칙처리 방침은 현대를 다급하게 했고 `대마불사'도 폐기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은 나스닥이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선물시장에서는 매수를 늘려나가면서 오전 한 때 3500계약이상 순매수하면서 종합주가를 끌어올렸으나 장 막판에 매도세로 돌변하면서 600계약 정도의 순매수에 그쳤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이미 여러 차례 선물시장에서 투기적인 초단기 매매패턴을 드러내 선물시장을 통해 외국인의 시각을 그대로 읽기도 어려운 사정이다.

또 현물과 선물시장의 외국인들은 다른 부류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날 하한가로 출발해 한 때 메가톤급 자구안 발표설로 상한가 가까이 근접했으나 다시 강보합으로 물러섰다.

메가톤급 발표는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현대 계열사 주식 매각으로 일단 밝혀졌고 주식 매각 규모는 700억원대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인 외국인 선물 매매패턴이 다시 입증됐다"며 "국내 시장은 수급구조상 여전히 취약함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매매는 무엇보다 나스닥의 움직임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며 "외국인 순매수세는 나스닥시장의 안정쪽에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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