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나스닥은 부시의 당선을 원한다?"

  • 입력 2000년 11월 6일 08시 58분


미국 대통령선거가 본격화된 이후 나스닥지수 추이와 민주당 고어후보와 공화당 부시 후보간 지지율 격차를 비교해본 결과 높은 상관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념과는 달리 부시가 지지율에서 앞서면 나스닥은 상승세를 타고 고어가 바짝 추격하면 나스닥은 폭락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6일 한화증권에 따르면 예비선거가 본격화된 3월이후 부시의 지지율이 급락한 반면 고어의 지지율이 상승, 지지율 격차가 축소되면서 나스닥 지수는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라고 볼 수 있는 5%포인트 이내로 좁혀진 3월중순이후 나스닥 지수는 폭락세를 보였다.

또 공화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부시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 이내로 떨어진 9월에도 나스닥지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부시의 지지율이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인 5월부터 8월 공화당 전당대회까지 나스닥지수는 4200포인트 내외까지 상승세를 탔다.

또 최근 제2차 TV토론이후 부시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격차가 5%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나스닥지수는 폭락세에서 벗어나 반등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10월이후 지지율 격차가 다시 5%포인트 내외에서 혼조를 보이자 나스닥 지수또한 3200포인트 전후에서 혼조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첨단기술주와 벤처기업들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책성향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선호할 것이라는 통념을 벗어나고 있다.

왜그럴까.

한화증권은 두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나스닥시장은 정부의 규제를 벗어나고 싶어한다. 지난 3월 신경제 및 나스닥시장의 대표주랄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정부와의 반독점 협상이 결렬된 이후 나스닥지수가 폭락하기 시작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철회했지만 민간기업들의 연구결과인 게놈 프로젝트 결과를 정부가 무상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나스닥이 폭락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나스닥의 주요기업들은 벤처에서 출발했으나 이미 회사 규모가 커져 더 이상 정부 지원이 필요없을 정도로 성장했음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벤처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했지만 이미 세계적인 기업들로 성장한 만큼 정부 간섭보다는 자유로운 시장논리를 원한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 경제연구팀은 "나스닥의 주요기업들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로 성장해 정부의 규제가 없으면 무한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자신하는 듯하다"며 "이에 따라 나스닥은 `작은 정부와 시장 원리'를 중시하는 부시 후보의 당선을 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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