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코스닥,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

  • 입력 2000년 11월 4일 11시 19분


코스닥지수는 지난 월요일 74.18포인트로 마감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뒤 나흘연속 상승해 지난주말의 지수를 넘어서면서 80선에 근접해 마감했다.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5일 연속 매수를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주식 시장의 상승 분위기를 뒷받침했고 코스닥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주에는 현대건설의 고강도 자구안 내용, 미국 대선 결과 및 나스닥 시장 동향, 외국인매수세 여부가 시장에 주요 관심사로 등장할 전망이다.

아직도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개별종목 위주로 단기 대응이 바람직하다.

◆ 현대건설의 불확실성 지속 = 채권은행단의 `시한부 회생' 판정을 받은 현대건설 문제는 아직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여주는 핵심적인 요인이다.

채권은행단은 3일 현대건설에 대해 연말까지 여신 만기는 연장해주되 신규자금은 일체 지원하지 않기로 하고 일단 퇴출 대상에서 유보했으나 시기가 연말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번주말이나 다음주초 현대가 고강도 자구 계획을 내놓아야 하고 이어 6일이나 7일께 열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투신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현대 자구안에 만족하지 못해 회사채 상환 요구가 쏟아질 경우 시장은 또 한차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현대건설의 여신 만기에 동의했지만 사실 현대의 금융채무 대부분을 제2금융권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가 신뢰할만한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당장 2금융권에서 채권 회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금융권 인사의 말에 주목할 만하다.

◆ 미국 대선 =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도 코스닥 시장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민주당의 고어 후보는 신경제쪽, 공화당의 부시 후보는 구경제 옹호쪽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원은 최근 `미국대선과 주가'라는 분석자료에서 고어가 당선될 경우 환경관련주, 연말로 접어들수록 남북경협관련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IT산업 전반에 걸쳐 기술적인 반등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부시가 당선된다면 대북경협이 다소 차질을 빚을 수 있고 대미 수출관련 업종들이 점진적인 압박을 더 크게 받을 수 있으며 자산주와 저PER주 등 구경제 종목들 위주의 반등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나스닥 상승 =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 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한 주를 마감했다.

다음주 화요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뚜렷한 가운데 10월중 실업률이 9월과 같은 3.9%로 최근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미국 노동부의 발표로 당분간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장을 지배했다.

그러나 나스닥은 일부 업체들의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기술주들이 상승하면서 이틀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 외국인 매수 지속여부 관심 = 3일 부실기업 퇴출 발표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지가 관심사. 현대건설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게 돼 외국투자자들에게 전반적으로 만족을 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외국인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외국인들은 지난주 5일 내내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상승을 뒷받침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2일과 3일 이틀연속 100억원 이상 순매수함으로써 지수 상승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급격히 매도로 전환하지는 않겠지만 매물은 출회될 것으로 예상된다.

◆ 여러 지표들 = 지난주 코스닥지수가 나흘연속 상승하는 동안 하루 2억5000만주의 활발한 거래량으로 지수 상승을 뒷받침한 측면이 있다.

이같은 사정에 따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하루 2억5000만주 전후의 활발한 거래 지속과 함께 주초에 지수상으로 82포인트의 20일 이동평균선의 돌파는 꼭 필요한 조건이 될 전망이다.

주초 6조원대로 밀렸던 고객예탁금이 회복되면서 주말에 7조2000억원에 접근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 투자전략 = 현대건설 자구방안 및 퇴출기업 발표 결과, 미국 대선 결과, 나스닥시장 동향 등 시장을 둘러싼 변수들이 적잖다.

이러저래 주초반의 움직임이 주말의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초반에는 핵심 요인들의 상황 진전을 점검하면서 여건이 개선될 경우 무엇보다 실적을 우선으로 카드관련주나 홈쇼핑주, 인터넷 관련주 등에 대해 단기적인 대응이 유효하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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