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펼치면 기린-하마가 '벌떡'

  • 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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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를 펼치면 건물이 벌떡 일어서는 등의 ‘입체책’은 이미 낯설지 않다. 요컨대 책과 놀이기구를 하나로 묶는다는 개념이다.

세 권 한 묶음인 이 책의 작가는 ‘냠냠 식사놀이’ ‘끙끙 응가놀이’ 등의 놀이책을 통해 이미 우리나라 아기들과 어느 정도 친숙하다. ‘오려낸 입체책’이 그의 특기다. 놀이책의 가장 단순한 형태로, 책 사이사이의 페이지를 이런저런 모양으로 오려내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재미와 스토리를 동시에 느낄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 책에서도 고개를 숙이고 있던 기린의 목을 넘기면 기린의 목이 벌떡 일어나면서 아기와 미끄럼놀이를 하는 엄마 기린의 모양이 된다. 그네에 탄 엄마하마 아기하마의 그림을 좌우로 넘기면 흥겨운 그네타기 놀이가 된다.

작가는 오려낸 페이지를 통해 재미있는 효과를 빚어내는데 ‘고수’임을 여러 차례 증명해왔다. 그 밖에 그가 가진 중요한 미덕을 들자면 두텁고 둥글둥글한 윤곽선이며 포근한 색감을 이용해 더없이 따스하면서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이다. 그네타기를 겁내던 하마가 용기를 내 그네에 오르자 동네 꼬마들이 모두 몰려와 즐거워하는 마지막 장면은 거듭 펼쳐보고 싶을 정도로 흐뭇한 기분이 들게 한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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