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영재의 월가리포트] 미국주가 단기반등이냐 대세상승이냐

  • 입력 2000년 11월 2일 19시 02분


요즘 미국증권가의 논점은 한가지로 좁혀졌다.

주가상승세는 분명하다. 문제는 단기반등이냐 대세상승이냐 하는 것이다.

미국증시의 판도 변화를 그대로 따라가는 국내증시의 운명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단기는 호재일색〓단기적으로는 바닥 조짐은 확연하다.

주가는 5월 이후 보합세(다우지수) 또는 약세(나스닥지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거래량은 급증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하루거래량은 8월까지만 해도 2억주에 불과했으나 9월들어 3억주를 넘어섰고 10월 들어선 4억주를 넘는 날이 많아졌다.

나스닥시장의 평균 하루거래량은 연초이후 15억∼18억주에서 10월이후 20억주 가까이 육박하고 있다.

올해 전체로는 변동성이 커지는 추세이지만 10월하순에 들어서는 일간변동성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점도 바닥을 알리는 신호로 간주되고 있다.

투자심리도 98년 롱텀캐피털 파산 때와 올 4월 나스닥지수 폭락 때보다 더 바닥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변수로는 평가손실이 난 주식을 팔아 세금을 줄이기 위해 뮤추얼펀드들이 내놓는 매도물량도 이미 소화되고 미국 펀드들로부터 자금 유출도 진정돼가고 있다.

▽장기엔 악재 우세〓단기호재는 주로 기술적지표들이지만 장기악재는 실물과 자금시장여건과 관련돼 있다. 대우증권 김영호 연구위원은 장기악재를 네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하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지 않다.

둘째,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그럼에도 기업수익 증가세 둔화가 불가피하다.

셋째, 기술주 버블 해소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지만 통신장비, 컴퓨터하드웨어 등 일부 업종의 추가조정이 예상된다.

넷째, 국제유가와 유로화환율은 악재로서의 위력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향방을 예측하기 힘든 부담요인이다.

▽전망과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쟁쟁한 월가 전문가들의 얘기는 다들 제각각이다. 분명한 것은 98년 10월, 99년말∼올해초와 같은 광범한 의견의 일치는 없다는 점. 요컨대 11,12월중 주가상승은 일단은 단기반등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

상승주도 업종은 무엇일까. 시장 관심이 최근 가치주로 이동한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과매도상태에 있는 기술주에서 시세분출을 기대하는 시각(모건스탠리)도 여전히 많다. 국내증시의 입장에서는 나스닥지수와 반도체업종지수의 향방이 주요 관심사다. 미국 반도체주들의 잇단 투자등급 하향조정에서 나타나듯이 반도체업종의 중장기전망은 상당히 나쁜 편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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