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맛집]서초구 원지동 청계산 입구 '이봉'

  • 입력 2000년 10월 27일 19시 03분


“맛난 곳이 많은데, 우리 구(區)는 한번도 소개가 되지 않더군요.”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지인들이 이렇게 타박을 한다. 한 지인을 따라 서울 한복판이지만 멀리 단풍구경을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곳, 원지동 청계산 등산로 입구에 자리잡은 이봉(以封)을 찾았다.

오리호박찜 문어찜 등 아무데서나 먹어보고 찾아보기 힘든 음식들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특별한 정성, 게다가 자연의 정서까지 품은 집, 외국 손님 접대로도 권하고 싶은 곳이다. 가족이 전부 주방일을 보는데 인공조미료는 쓰지 않고 집에서 먹는 맛을 그대로 살린다.

정식을 시키면 여러가지 전채가 나온다. 술독 해소에 좋다는 개성식 오이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백을 얹어 내는데 자연향이 그대로다. 구절판도 그냥 찹쌀전병이 아니라 호박과 빨간무로 색깔을 낸다.

여러가지의 간이 담긴 북어보푸라기, 계란찜도 예사로운 맛이 아니다. 안창살 구이의 육질과 씹히는 맛은 가히 일품. 콩과 우유를 원료로한 두부찜은 고소하며 속을 파낸 단호박, 훈제한 오리고기의 가슴살과 버섯, 꿀과 함께 쪄내는 오리호박찜, 파 섞인 문어찜 등 별미도 푸짐하다.

식사로는 돼지고기 항정살로 만든 찜밥, 직접 재배한 화련화 꽃튀김, 생태매운탕이 나온다. 정식은 한 상에 3만원, 오리호박찜이 나오면 4만원이며, 문어찜까지 나오면 4만5000원이다. 점심 식사로는 만두전골(9000원) 생태매운탕(1만원) 게장백반(2만원)이 좋다.

지하철 양재역에 내려 78―1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예약을 해야 하며 어린이 동반은 가능한 한 사절. 오전 11시반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차장은 충분하다. 02―573―0420

김재찬(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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