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겟모어증권 묵현상 사장, IT-바이오 전문 리서치로 승부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8시 46분


최근 증권업계 경험이 없는 전 현대건설 이명박회장이 증권사 e뱅크를 설립해 세간의 얘깃거리가 된 적이 있다. 이명박전회장에 앞서 온라인증권사를 8개월째 진두지휘하고 있는 비증권업계 출신 사장이 눈길을 끈다.

겟모어증권 묵현상(41·사진)사장은 23일 “증권업이나 다른 사업이나 원리는 똑같다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의 마음을 읽어 좋은 물건을 싸게 판매하는 것은 어느 업종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묵사장은 다만 “증권사 고객들이 컴퓨터를 사는 구매자와는 달라 이들의 마음을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쌍용정보통신과 삼보컴퓨터 미국지사장 한국엡손 부사장 등을 지내 증권업계에 ‘지인(知人)’이 없는 점도 어려운 대목이다.

그는 그러나 “정보통신과 생물공학(바이오)업종에 특화하는 증권사가 되겠다는 설립취지를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홈페이지(getmore.co.kr)에 정보통신과 바이오 관련 리서치 자료만을 올리고 있는 것.

묵사장은 “리서치자료는 특정 회사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진지한 토론을 벌인 뒤 나온다”며 “나 역시 관련 분야의 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겟모어증권은 기업의 중장기적 비전과 전망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묵사장은 “개인투자자들이 3, 4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투자를 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계좌수가 영업 5개월만에 1만3000여개로 늘어난 것을 보면 투자자들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

일부 투자자들은 ‘장기 전망도 좋지만 단기 시황도 알려달라’고 요구하지만 묵사장 본인은 ‘증권사는 종목선정을 하는 족집게가 아니다’라고 되받는다고 한다. 묵사장은 설립 1년째인 내년 3월에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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