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농협 '독감접종' 논란…道 "백신부족 심해져"

  • 입력 2000년 10월 23일 01시 08분


전국의 우수고객 5만명을 대상으로 18일부터 내달 10일까지 독감 예방주사를 무료로 놔주고 있는 농협의 이색적인 고객사은행사가 보건당국으로부터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백신이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독감 예방접종 대상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을 포함해 모두 25만여명. 산하 12개 시군 보건소는 여기에 맞춰 백신을 주문했으나 공급이 달리는데다 굳이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없는 건강한 청장년까지 접종을 하는 바람에 정작 시급한데도 접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이에 따라 도는 19일 6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 등은 우선 접종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시군 보건소로 보냈다.

상황이 이런데도 농협이 연령이나 질환 여부와는 관계없이 거래실적 등으로 선정한 우수고객에게 접종 기회를 주자 보건당국이 떨떠름해 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겨울이 임박한 가운데 독감 백신의 공급량이 모자란 만큼 시급성을 따져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 고객 가운데 노년층과 농민도 많아 이번 사은행사가 독감 접종의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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