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공갈포 위기 몰린 LG '좌타라인'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5시 42분


LG 트윈스가 좌타라인의 침묵으로 고민에 빠졌다.

1차전 승리이후 2차전을 역전패하며 두산과 시리즈전적 1승1패를 기록한 LG가 플레이오프 1·2차전을 통해 보여준 공격력은 한마디로 기대 이하.

가장 큰 원인은 공포의 기관총부대로 불리는 좌타라인이 제 몫을 못해주기 때문이다. LG는 1차전에서 9개,2차전에서 7개의 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두 경기에서 나온 16개의 안타 가운데 좌타자들이 때려낸 안타수는 겨우 5개. 이 중 2개는 왼손 대타 허문회가 기록했다. 이병규·양준혁·김재현 등 좌타 트리오가 뿜어낸 안타가 두 경기에서 겨우 3개에 그쳤다는 뜻이다.공포의 좌타라인이라는 별명 대신 공갈포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을 성적이다.

먼저 이병규(26).왼쪽 손가락 부상 중인 이병규는 본인이 출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정상적인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차전 첫 타석에서 뽑아낸 안타가 유일한 안타.손가락 통증 탓인지 몸쪽 공을 잡아당기지 못하고 코스에 상관없이 밀어치기에 급급하다. 타격이 제대로 될 리가 만무.2경기에서 이병규가 거둔 성적은 9타수 1안타 1득점. 야구천재소리를 듣는 이병규의 성적이라곤 믿기지 않는다.

4번타자 양준혁(31)은 더 심각하다. 9타수 1안타 1타점에 삼진이 무려 3개. 2차전에서 때려낸 2루타가 유일한 안타.영원한 3할타자라는 양준혁의 성적치곤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양준혁의 부진은 상대투수들의 몸쪽 공략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2차전 2회 2사 만루의 찬스에서는 두산 선발 구자운이 몸쪽에 빠른 직구를 연달아 던져대자 3구만에 어이없게 헛스윙 아웃되고 말았다.

김재현(25)은 아직 타점과 득점을 1개도 올리지 못했다.찬스에 강한 ‘캐넌히터’의 모습은 오간데 없이 사라졌다. 두 경기에서 성적은 5타수 1안타에 볼넷 2개. 특히 2차전 도중 대타로 교체되는 수모까지 당했다.

LG는 정규시즌에서 팀 전체 타점(647)의 39%(253)를 합작한 이들 좌타트리오의 활약에 힘입어 매직리그 1위를 차지했다. 이들 3명의 좌타자들이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LG의 고민은 이들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남은경기에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것.더구나 두산의 오른손 거포군단인 우·동·수 트리오(우즈·김동주·심정수)가 2차전부터 살아나는 기미를 보여 LG의 고민은 더 커질수 밖에 없다.

LG 좌타라인이 예의 정교한 타격을 되살려 침체에 빠진 팀에 승리를 안길수 있을지 그 결과는 잠실 3차전에서 드러난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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